대개의 성인들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 학교도서관(도서실)은 교실 반 만한 좁은 공간에 낡은 책들이 어수선하게 꽂힌 책장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 마치 창고같은 인상을 풍기던 곳, 언제나 자물쇠로 잠겨 있고 일년에 몇 번 열릴까 말까한 곳이기 십상이다. 이런 학교도서관의 실태는 현재도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 학교에는 양호교사, 영양사는 있는데, 왜 독서교사는 없는가’ 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운동의 출발점은 이처럼 사서교사 채용의 당위성이 무시되는 현실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협의회는 책읽기의 중요성은 강조하면서 정작 학교도서관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교육의 모순점을 개선해 학교에 사서교사를 두는 것을 의무화하고 올바른 독서 지도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다.

1999년 수원여성회, 군포경실련, 안산의 상록수문화사랑회가 함께 공공근로사업으로 시작한 도서관 사서교사 사업이 2000년 7월 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협의회로 발전했다. 현재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고 시민·사회단체의 교육을 통해 사서교사를 양성, 경기도 지역 175개 학교에 사서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 사서교사들이 있는 학교도서관은 더 이상 책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다. 끊임없이 학생들이 들어와 책을 읽고 빌려가는 살아 있는 도서관이다.

특히 안산지역은 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의 모범 지역이다. 현재 안산, 시흥지역 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 사업을 총괄하는 안산 상록수문화사랑회(사업단장 전은주)에서 교육받은 사서교사들은 안산 25개교, 시흥 5개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상록수문화사랑회는 현재도 끊임없이 교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6회에 걸친 사서교사 교육을 진행했다. 상록수문화사랑회에서는 사서교사 교육 뿐 아니라 학부모를 대상으로 도서 도우미 교육도 펼치고 있다.

좋은학교도서관만들기 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교도서관 사서교사제도를 의무화해 우리나라 모든 학교에 전문 사서교사가 있게 하고 이들의 체계적 관리하에 살아 숨쉬는 학교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서희정 안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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