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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농심의 햅쌀밥과 제일제당의 햇반.

어머니가 갓 지어주신 따뜻한 밥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햇반과 햅쌀밥. 지난 1996년 제일제당이 처음 뛰어든 이 시장은 지난 5월 농심이 가세해 경쟁이 뜨겁다.

1회용 포장밥은 예전 같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독신 가정이 늘고 레저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어엿한 제품군으로 자리잡았다. 밥과 국은 함께 먹어야 제 맛이라는 한국인들의 습성에 맞춰 개발된 국밥류도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인기 그만이다.

햇반이 개발되기 이전에도 상품으로 가공된 밥은 있었다. 지난 1993년 볶음밥, 필라프 등의 냉동밥이 그 시초다. 1995년에 등장한 레또르트 밥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쌀의 질이 떨어져 좋은 밥맛을 내기 어려웠고 포장 기술도 부족했던 탓에 시장 형성에 실패했다. 적어도 밥에 대해서는 간편성보다는 찰지고 맛있는 것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 때문이다.

가공밥들의 연이은 실패는 곧 무균 포장밥인 햇반과 햅쌀밥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됐다. 맛있는 밥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면 승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신경 쓴 것은 밥맛을 결정짓는 쌀의 품질. 이를 위해 제일제당과 농심은 경기미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또 식은 밥조차 멀리하는 성향을 지닌 국내 소비자들에게 포장된 밥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관리도 필요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무균화 포장이다.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하는 청결한 시설에서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미나 물·포장재 등에 있는 미생물을 제거한 뒤 포장하는 기법을 도입한 것. 무균화 포장 결과 햇반과 햅쌀밥은 6개월간 보관이 가능하게 됐다.

한 개당 1300원 전후로 형성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제일제당은 “쌀값이 밀가루보다 3∼4배 비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품질 인증미를 특수 시설을 갖춘 저장고에 보관 후 필요한 양만큼 도정해서 사용하므로 관리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경우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고의 품질을 갖춘 쌀을 15℃ 이하에서 저온 저장할 뿐 아니라 무균화 포장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공정 과정에서 추가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비싸도 팔린다. 햇반의 지난 7월 한달 매출은 50억원. 농심의 햅쌀밥도 출시된 지 두 달만에 50억원어치를 팔았다. 현재 이들 시장규모는 대략 6백억원. 어머니가 갓 지어주신 밥맛은 분명 도전을 받고 있는 셈인가.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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