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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에 발표한 현대무용 <빛을 구하는 사람>. 최승희의 현대무용 중 가장 강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전설의 무용가 최승희의 사진 140여 점을 8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전시한다. 최초로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춤에 얽힌 삶을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정병호 중앙대 무용학과 교수가 평생을 중국, 몽골, 일본 등을 돌며 모아 온 최승희 사진과 초상화 등 140여점을 하정웅 명예미술관장에게 기증하면서 이루어졌다. 정교수는 이 사진을 기증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일제시대 동양무용의 곡선미와 아름다움을 세계에 드높인 춤꾼 최승희를 알게 되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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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최승희 현대무용 습작

이번에 정 교수가 광주에 사진을 기증하게 된 것은 자신이 나주 출신이기도 하지만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씨와의 인연 때문. 미술평론가이기도 한 영암 출신 하씨는 그간에도 광주미술관에 사재로 사들인 미술품들을 기증해 왔고 이 때문에 미술관은 그를 명예관장으로 위촉하기에 이르렀다. 정 교수는 이런 하씨의 열정에 감동 받아 사진을 기증키로 했다고. 이번에 전시된 기증사진을 일본에서 표구하는 데 든 엄청난 비용도 하씨가 부담했다.

하정웅씨 역시 20대 초 가난했던 시절에 조선화보에 실린 최승희를 그려 음식점 주인에게 팔아 화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한 인연을 갖고 있어 끊임없이 최승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 교수가 기증장소를 광주로 선택한 또다른 이유는 최승희와 함께 활동하며 최승희를 도운 사람들이 대부분 전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민해방군가의 작곡가로 중국에서 영웅시되고 있는 정율성을 비롯, 북한 최초의 천연색 영화인 최승희 주연 무용영화 ‘사도성(城) 이야기’의 연출가 정준채, 영화 촬영기사 오응탁, 최승희 춤에 작곡을 해 준 가야금의 명인 최옥삼 등이 그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최승희의 주변인물과 모델, 무용활동사진 138점, 유화 2점, 우끼요예 판화 2점, 그밖에 무용공연 포스터, 리플렛 10점, 신문기사, 입장권, 쇼플렛, 자서전 등 20여점과 최승희의 무용 재현, 다큐멘터리 관련 비디오 영상물들을 비치해 관람객들을 놀라게 한다.

관람객인 이진희씨(광주 화정동)는 “책으로만 보았을 때도 1세기를 앞서는 맨발로 춤추는 매력적인 무용가여서 관심이 많았는데 전시장에 와서 보니 역시 정열과 끼를 확실히 승화시킨 놀라운 인물”이라고 감탄했다.

사진전에는 최씨의 무용사진 뿐 아니라 손기정씨와 함께 찍은 사진, 숙명여고 동기동창인 김정옥씨(한국문예진흥원장)의 모친 최영수씨와 함께 찍은 사진, 가족사진 등 인간 최승희를 보여주는 사진들도 선보인다.

<박성숙 광주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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