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대북강경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 규정하는 동시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문제 삼아왔고 한국 보수언론들 역시 북한의 참상을 고발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역설적으로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 온 진보진영은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꺼려왔다.”

북한인권 악용하는 보수진영과 외면하는 진보진영

인권은 생존권의 문제와 함께 접근해나가야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 WAW(Women Against War)는 최근 북한의 실상과 북한인권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WAW는 5일 국가인권위 강당에서 ‘북한인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강좌를 개최하면서 “우리는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반공주의나 대북강경책에 힘을 실어주게 되는 위험성을 경계한다. 그러나 북한의 현실을 외면한 반전평화의 목소리는 그 힘을 잃고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소위 우파에 의해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음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햇볕정책은 계속되어야 하며 북에 대한 지원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동시에 “북한의 인권을 외면하는 진보진영에도 각성을 촉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한난민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의 노옥재 사무국장은 “북한의 인권은 생존권의 문제와 함께 접근해야하며 여기에 시민단체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원을 통해 생존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북으로 하여금 장마당(시장)을 열게 해줄 것과 이동의 자유을 보장할 것, 신분차별이나 연좌제를 폐지할 것 등의 요구를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노옥재 사무국장은 “이러한 인권문제는 북한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수렴해야하는 것이지 결코 이념의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날 논의에서 1994년 탈북한 김형덕(통일미래연구원)씨는 “나의 누나가 아직 중국에 있다”며 “북한인권을 논하는 데 있어 당장 중국에 있는 십만이 넘는 북한난민들을 외면해선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시민단체가 군부독재에 저항하다보니 북한을 동정하는 시각을 갖게되었다는 점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남한에만 인권이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1998년 7월 탈북한 시인 최진이씨는 “보수언론은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는 있지만 막상 그 실상을 겪고 있는 인간을 알리지는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남북한 문제를 다루는 매체의 시선이 냉전중심의 ‘권력자의 시점’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씨는 “지배자가 아닌 피지배자의 관점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WAW는 8월부터 각 지역과 분야의 다양한 북한이탈주민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피지배층의 시선으로 북한 만나기’를 전개하는 한편 수익금과 후원금을 모아 북한에 ‘소금 보내기’ 운동을 펴기로 했다. 이새롭씨(WAW 회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북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 중에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층이 생길 것”이라며 “어떤 정치적 이념에도 휘둘리지 않고 평화와 인권에 대한 관점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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