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있는 술자리였다. 몇 번의 술잔이 오가고 하나둘씩 담배를 꺼내 피워 물기 시작했다. 새내기 하나도 그 대열에 동참했는데 문제는 그 친구가 여자였던 것이다. 모두들 그 짧은 시간에 여자후배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지켜봤는지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겉 담배 피네’ ‘멋으로 피는구나’ 제각각 품평이 시작되고 한쪽에서는 ‘이것이 진짜 담배 피는 법이다’라며 시범까지 보이는 것이었다.

이 작은 소동에 기분이 상했는지 그 친구는 담배연기를 무리하게 깊이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연이은 기침을 하다가 결국 충혈된 눈에 눈물까지 그렁한 꼴을 보자니 화가 치밀었다.

도대체 겉 담배, 뻐끔 담배라고 부르는 것은 누구 기준인가? 겉으로 피웠든 설령 멋으로 피웠다 해도 그들에게 있어 진짜 문제는 흡연자가 ‘여성’이라는 점이었겠지. 그렇게 말하는 쪽이 더 솔직할 것이다. 모두들 더 집중해서 유심히 지켜보다가 결국 ‘너는 담배가 몸에 맞지 않으니 피지 말라’는 결론으로 몰고 가는 남자들이 너무나 우스웠다.

나중에 아기 나을 몸이니 담배는 여자 몸에 해롭다는 등 어줍은 논리가 안나온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까. 더 화가 난 것은 생각이 트였다는 대학에서조차 ‘여성흡연’은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여자가 담배 피울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당신은 진보적 사고를 갖고 있다며 스스로 위안한다. 그러나 정작 담배 피우는 여성을 보게되면 여성에게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는지 그리고 그 시선 속에 여전히 버리지 못한 가부장적 사고가 내재돼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윤효숙·freesky5@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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