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돈 많은 과부’

한번쯤은 농담 속에서 말해졌거나 혹은 개그의 소재로 무수히 이용되어(?) 왔던 주인공이다. 주로 성적 뉘앙스를 갖고 등장하는 과부는 특히 돈 많은 과부일 때 더욱 ‘느끼하게’ 성에 탐닉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실제로 어디 그런가. 세상의 삐딱한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고 또 돈이 없는 과부의 경우는 경제적인 짐까지 힘겹게 지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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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6일부터 이틀동안 공연될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은 과부에 대한 유쾌한 상상이자 여성의 사랑에 대한 재미있고 건강한 상상이다.

거부인 은행가 남편이 세상을 뜨자 남편으로부터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은 여주인공 한나. 이 폰테베드로(가상국)의 젊은 미망인이 파리 사교계에 나타나자 많은 젊은 남자들이 큰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여자의 사랑에도 ‘쫀쫀하게’ 계산기를 들이댄 폰테베드로의 통치가는 파리주재 대사를 시켜 한나의 재혼은 반드시 본국의 남자와 결혼하게 하라는 훈령을 내린다. 만약 한나가 외국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그녀의 많은 재산이 국외로 유출되게 된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 나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한나는 폰테베드로 파리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결혼 전 연인 다닐로를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난 이들은 한나의 재치있는 구혼으로 다시 사랑의 인연을 맺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은 이런 내용을 어떻게 ‘재미’있게 청중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공연을 기획한 그랜드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박향희 단장은 “그동안의 오페라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지루하게 받아들여진 게 사실이다.

우선 시간도 길었고 음악도 낯설어 앉아있는 것 자체가 힘든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라며 “이번 공연은 실컷 웃고 박수치고 춤출 준비만 하고 오시면 된다”고 한다.

이 작품은 우선 공연 시간을 보통의 오페라보다 1시간 가량 줄여 1시간 15분 공연한다. 음악도 귀에 익숙한 음악을 적절하게 삽입했고 캉캉이나 왈츠와 같은 가볍고 신나는 음악 위주로 편성해 코믹한 줄거리를 산뜻하게 할 예정. 더욱이 오페라단이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는 것이어서 풍부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은 또한 신인 공개 오디션을 통해 가수들을 뽑았다. 이 작품에 관심을 가졌던 박향희 단장은 자신이 이끄는 오케스트라에 오페라단이 아닌 신선한 얼굴과 유능한 연출자(이명호)를 끌여들여 작품을 만들었다.

폴란드의 작곡가 프란츠 레하르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이 작품은 세계 각국에서도 명랑한 음악과 코믹한 연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겨울연가>에 눈시울 적신 아줌마들! 배용준에 대한 아픈 마음일랑 훌훌 털고 이 봄에 다른 사랑 찾아 떠나보자. 이번엔 오페라로 옛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고 실컷 웃으며 놀아보는 것이 어떨까. 특히 미망인에게는 입장료의 20%를 할인해줄 예정이라고 하는데…. 오후 4시, 7시 공연, 대구 대백예술극장, 문의(053)781-5526.

<대구/ 양지 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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