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1세기 여성특강’

EBS에서 봄 개편을 맞아 신설한 ‘21세기 여성특강’(월∼수 10:00-10:30·강영숙 연출)은 주부들에게 본격적으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17-1.jpg

3명의 강사가 매주 1회씩 돌아가며 한달 동안 ‘여성’을 주제로 강의하는데, 아침시간대 주부 대상 프로그램들이 하나같이 불륜을 주제로 한 드라마거나 건강 강의 아니면 연예인을 불러다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토크쇼임을 생각하면 ‘21세기 여성특강’은 분명 참신한 시도임에 분명하다.

3월 3일 월요일 한명숙 여성부 장관의 강의로 첫방송을 시작한 후 안명옥 산부인과 전문의가 ‘여자의 일생과 몸’이라는 제목으로 중년 이후 여성의 성을 다루고 있고, 화요일은 원광대 조용헌 교수가 전통문화 속의 여성성을 주제로 강의하며, 수요일은 ‘대중가요에서 여성찾기’라는 주제로 음악평론가 이영미씨가 대중가요에 비친 여성상을 집중 분석한다.

이영미씨는 “여성이 등장하거나 여성이 노래하는 대중가요의 적지 않은 수가 여성 수용자에게 향유됨에도, 남성 중심적인 보수적 여성관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현재까지 방영된 내용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새로운 주제와 내용이라 반갑다는 의견들이 많다. 그러나 조용헌 교수가 나이어린 사람에게 함부로 말을 놓는다든가 여성과 남성을 지칭할 때 차별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거슬린다는 의견들도 여럿 올라와 있다.

작년에 ‘삼색토크쇼’로 대중들에게 쉽고도 재밌게 페미니즘을 소개했던 EBS가 이번에도 호응을 얻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주 기자 jena21@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