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만들어놓은 편견으로 인해 여성들은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에서도 피해를 받는다.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식사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고등학생들은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경우에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보낸다. 그렇게 되면 점심, 저녁을 학교에서 먹게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점심 한끼는 먹는 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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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많은 고등학교에서 급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 역시 급식을 하는데, 물론 급식을 먹든, 도시락을 먹든, 매점에서 빵을 사먹든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이 급식을 먹는다. 점심은 2천5백원, 저녁은 2천7백원이라 고등학생들에게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런데 똑같은 돈을 내고 밥을 먹는데도 여학생들은 배식할 때 조금만 준다. 여자는 남자보다 조금 먹는다는 편견 때문이다. 한 친구가 반찬이랑 밥을 더 달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당연하게 “그럼 남길 거잖아” 하더라는 거다. 다른 한 친구는 3년 동안 “밥 좀 더 주세요”라는 얘기를 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반들에 비해서 여학생들이 좀 많은 반이 있다. 가끔씩 교사들은 교실 청결문제를 지적할 때 “여자애들도 많은데 교실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는 식으로 말한다. 교실을 깨끗이 유지하는 건 학급 구성원들 공동의 책임인데 여학생 수가 많고 적음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학급 주번도 여학생이 맡을 때 더 깨끗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여학생들 교복이 좀 지저분하면 교사들은 “여자애가 단정치 못하고 왜 이렇게 칠칠맞냐”고 말하기도 한다. 여자는 깔끔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잘못된 선입견이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들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들, 그리고 그로 뭉쳐진 어긋난 시선들을 사회는, 학교는 가르치고 있다. 그것은 분명 억압이다.

(강우 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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