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정당화할 때만 폭력에 민감한 감독”

영화 <나쁜 남자>의 여성에 대한 폭력성을 비판한 본지의 기사(660호) 이후 이 영화를 둘러싸고 네티즌들 간의 공방이 한창이다. 여성신문 사이트www.womennews.co.kr에 마련된 ‘나쁜 남자 이야기방’에는 <나쁜 남자>를 연출한 김기덕 감독이 들어와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논쟁의 불을 붙였다.

김기덕 감독은 “역시 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한국사회 중심에 서있는 여성평론가를 비롯한 여성운동가 분들께 불량한 감독이군요.”라고 입을 열고는 “저에 대한 비판을 굽히지 마시고 깨끗하게 맑은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많은 여성분들께 힘과 용기를 주는 신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한편 아쉬운 것은 제 영화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감수하지만 같은 여성들로서 여배우 서원 씨를 불러 그런 잔인한 인터뷰를 하신 것은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라는 말로 비꼬았다.

이에 대해 ‘구멍’은 “누가 중심에 서 있느냐”며 “감독님이 주변인이면 나 같은 여성들은 도대체 무엇이냐. 그리고 여배우 서원에 대해 누가 정말 잔인했던 거냐”는 내용의 답글을 달았다.

나쁜 남자 이야기방에는 “김기덕 감독은 꼭 딸을 낳아보라”“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잔인성에 대해 무감하고 자신을 정당화할 때에만 폭력에 민감해지는 예술가”라는 의견에서부터 “나쁜 남자 패러디 영화를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야기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주로 ‘김기덕 영화’ 보기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그런데도 그가 왜 작가로 대접받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관객들이 안 보아주어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화면발은 좋은지 모르겠지만 그런 시나리오 너무 고루한 남성중심성 아닌가? 80년대 에로영화가 차라리 낫다. 21세기 평론가들이 왜 칭찬을 한다지?”-qai)

천리안의 한 커뮤니티에는 ‘계란 두 개 운동본부’를 만들자는 글이 오르기도 했다. 계란 두 개를 김기덕 감독에게 던지자는 게 행동강령. “하나는 날것으로 던져서 수치심을 느끼게, 하나는 돌처럼 딴딴하게 삶아서 고통을 느끼게 영화를 보면서 내가 받았던 것과 똑같은 기분을 느끼도록 하자”는 거다

한편 <살류쥬>에는 여성신문의 김기덕 비판이 너무 얌전하다는 아수라의 글이 올라 주목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칼 들고 덤비는 놈한테 얌전한 말로 타이를 수만은 없다”는 것.

아수라는 “그런 영화 만들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다만 차마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미학적 성취나 흥행 이전에 윤리와 양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고, 그러한 윤리와 양심으로 인하여 생기는 사회적 제약에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기덕은 … 자신의 본질을 눈치 안 보고 영화로 만들어낼 만큼 사회의식이 부족한 또라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나쁜 남자>는 여성계의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영화에 대한 비판이 홍보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신문>이 영화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 영화의 극단적인 가학성과 남성중심주의에 대해 저항의 목소리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비평가들이 만들어놓은 ‘김기덕의 작가주의 신전’은 ‘가부장제’만큼 견고해 보인다.

양지 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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