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돈으로 건강한 운동 하고싶다

한국여성단체연합 7대 상임대표로 이경숙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가 선출됐다. 이 상임대표는 정현백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이강실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와 함께 3년간 한국여성운동의 구심체인 여성연합을 꾸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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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의 진보성을 유지하면서 지역운동의 활성화를 통한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 여성연합의 주요 과제입니다. 그동안 여성연합을 중심으로 여성단체가 양성평등사회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주력해왔지만 이로 인한 변화들을 여성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여성운동이 일반 여성들과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여성운동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회원수를 늘려 여성들이 주인공인 여성운동을 펼쳐가려고 합니다.”

여성연합 이경숙 상임대표는 앞으로 후원회원뿐 아니라 활동회원을 대폭 늘려 일반 여성에 의한 여성운동을 펼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양성평등이라는 명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회원수’이기 때문이다.

“올 초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3년 전보다 떨어졌습니다. 이런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왜 운동을 하는가’,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됐습니다. 엔지오의 파워는 정의로운 목소리와 순수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본자세를 잃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건강한 돈으로 건강한 운동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여성연합측은 지자체선거와 대선이 있는 올해 특히 운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단체활동 기간 중에는 후보 출마를 금지하는 것과 정부보조 프로젝트도 40%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주부들을 여성운동에 끌어들이면서 여성운동 대중화의 산파역을 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이경숙 대표에게는 오래 전부터 품어온 꿈이 있다. 여성활동가 복지기금을 마련해 형편이 어려운 여성활동가를 돕거나 후배들이 자기 개발에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해 이이효재 선생이 삼성 비추미 대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의 절반을 여성연합 후원금으로 기부한 것을 이 대표는 쓰지 말고 모아두자고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도 참 어렵게 운동했지만 후배들에게 그런 부담까지 물려주고 싶지는 않아요. 여성운동이 생활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후배들이 생활고 때문에 여성운동을 등지지 않도록 힘이 되고 싶습니다. 여성을 키우고 살리는 것, 그게 바로 여성운동 아니겠습니까.”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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