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Point] 기획재정부가 여전히 모르는 것
[G Point] 기획재정부가 여전히 모르는 것
  • 차인순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입법심의관
  • 승인 2018.10.23 13:25
  • 수정 2018-10-30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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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예산안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8.08.23.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예산안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8.08.23.

 

성불평등 개선은 공공의 요구

예산으로 표현돼야 하는 사회 가치

기재부 국가재정운용에 성불평등

개선 계획 언급도 생각도 없고

 

예산시즌이다. 내년도 지출 예산안은 470.5조원 규모로 편성됐고 전년 대비 9.7% 늘어났다. 이전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은 편이다. 전체 예산이 증액된 배경에는 나름 이유와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 나의 관심은 예산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부정과 비리와 특권의 소지를 없애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편성되었는지, 예산이 공공의 요구를 잘 반영했는지에 있다.

최근 유치원 회계부정 사건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분노가 거세다. 그 동안 해당 예산이 보조금이 아닌 지원금으로 편성되면서 회계감독제도 밖에서 운영되어왔다고 하니 오히려 이해가 안 될 지경이다. 아담 스위프트의 말처럼 국가는 시민의 집단적 대리인이고 헌법이 얘기하는 것처럼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니, 그 동안 국민이 맡긴 세금을 잘못 쓴 유치원, 편성한 정부, 심의한 국회에 화를 내는 것은 너무나도 마땅하다.

예산에는 투명성 문제만이 아니라 공공의 요구 충족을 위해 자원을 형평성 있게 배분하는 문제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9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혁신성장, 소득분배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다소 공허하게 들린다. 우리 재정은 심각한 성불평등 문제만큼은 예외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OECD 기준 성별임금격차 34.6%, 세계성별격차 118위, 국가성평등지수 72.7, 여성 가사노동시간 남성의 4배 등 거의 모든 성별통계가 적나라하게 성불평등을 가리켜도 국가재정운용을 통해 성불평등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은 -과장되게 얘기하자면-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이래 한 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정부는 재정운용방향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제시했지만 안전, 인권, 환경 보전만 언급했을 뿐이다. 인권의 범위에 성평등이 포함된다고 마음 좋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 명확히 하면 좋을 일이다. 사회적 가치는 단지 가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요구 충족의 문제이며 소득의 재분배정책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대격차를 확인한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언급이 없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것이고, 의지가 없다는 것은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성평등 가치의 재정적 중요성을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성불평등을 줄여나가자는 것은 공공의 요구이자 예산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사회적 가치의 문제이다. 그것은 여성에게 예산을 더 주자는 얘기가 아니다. 스스로 성불평등을 국가경쟁력의 문제라고 칭하면서도 재정운용계획에서는 나몰라라 한다. 안타깝게도 성불평등 해소의 시간은 그다지 짧아지지 않을 것 같다.

 

 

차인순 국회여성위원회 입법심의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차인순 국회여성위원회 입법심의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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