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외교, 평화를 품다] “난민이 처한 상황 객관적으로 보도록 노력해야”
[청년 외교, 평화를 품다] “난민이 처한 상황 객관적으로 보도록 노력해야”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9.18 09:00
  • 수정 2018-09-2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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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내전·자연재해로

난민도 크게 늘어

농르풀루망 원칙(nonrefoulenent) 중요

“반대 의견 당연…

건강한 논의 필요”

난민은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다. 유엔난민기구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 약 2000만명에서 2016년 6500만명으로 몇 년 새 급증했다. 사상 유래없이 빠르게 난민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유입된 국가는 물론 국제기구인 유엔(UN)에서도 고민이 깊다. 한국은 1992년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하고 2012년에 난민법을 제정했지만 예멘 난민이 유입된 올해에야 사회적 이슈가 됐다.

유엔에서 고위직으로 10년간 국제외교 무대의 중심에 있었던 김원수 전 유엔사무차장은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15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한국이 공적개발원조도 늘려야 하고 난민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이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김 전 사무차장은 30여년 간 외교부에서 외교관으로 공직 생활 후 2007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명에 따라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 차장을 맡게 됐다. 이후 유엔 고위군축대표 등 요직을 섭렵 후 2017년 10년간의 유엔 국제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반 총장을 빼면, 2003~06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아시아의 슈바이처 고 이종욱 박사에 이어 한국인이 유엔에서 맡은 최고위직이다. 지난 8월 주영국대사로 부임한 박은하 대사의 남편이기도 한 그는 현재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늘려야

유엔은 전쟁 방지와 평화 유지를 위해 설립됐다. 이재민을 포함한 난민과 관련해서는 분쟁과 자연재해로 오갈 데 없는 이들을 정부가 회복되거나 다른 단체에서 구호가 시작되기 전 긴급 구호에 나선다.

“1억명 이상을 먹이고 있다. 전세계 70억명 중 맨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다. 유엔이 활동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에서는 수해가 나면 대책이 없다. 1인당 GNP 1000달러 이하의 국가는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자기 국민을 구호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정부가 못하는 단체가 못하는 일을 유엔이 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이 7년째 이어지고, 예멘 내전도 계속되고 있다. 기후변화 때문에 이재민도 늘었다. 그런 사람들을 돕는 예산이 늘어야 하는데 각국의 공적원조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유엔에 근무하던 당시 한국 정부에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OECD국가들은 GDP의 0.3% 이상을 ODA에 쓰고 있는데 우리는 절반 수준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예산의 0.25%를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ODA 예산 총액도 적지만, 우리가 발전할 때 외국 원조에 거의 의존했던 만큼 이제는 돌려줘야 한다. 단지 그들이 못 사니깐 돕는 것도 있지만 중국은 아프리카를 기회의 땅이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아프리카는 워낙 기반이 낮으니 8% 씩 성장했다, 자원도 가장 많다. 사람들을 돕고 선의를 축적하는 것이 우리 마음도 행복하게 하지만 나중에 그 나라들과 일을 할 때 자산으로 돌아올 거다. 단순히 자선이 아니라 투자다.”

인류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를 해결하기에 쓰여야할 ODA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저개발국가나 난민 보호 등 같은 직접적인 비용 외에도 유엔이 2015년도에 설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17개를 이행하기 위한 비용만 해도 엄청나다. 성평등은 그중 5번째다. “SDGs에 사람, 환경, 번영, 평화, 파트너십 등의 목표가 들어있다. 하나뿐인 지구를 점점 안 좋은 방향으로 파괴하면서 인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미래 세대의 삶을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난민 심사 위한 전문인력 확충해야

난민은 잘 사는 나라에만 가는 게 아니다. 김 전 사무차장은 요르단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난민에 대해 얼마나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전했다.

“요르단에 입국한 시리아 난민의 숫자는 130만명에 이른다. 인구가 1000만명인 국가에 난민이 10%가 훌쩍 넘는다.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지만 인접국이고 같은 아랍국가이다 보니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난민캠프에서 다 수용할 수가 없다보니 일반 국민이 자신의 집에 방 한 칸을 내주기도 한다. 난민을 위해 학교를 지을 수는 없으니 학교에서 수업을 늘려서 난민 아이들을 가르친다.”

요르단은 이웃국가이고 종교가 같아 동질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사례라고 보긴 어렵다. 난민으로 인한 국내 갈등은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오래전부터 겪어온 문제로 어느 사회든 쉽지 않은 일이다. 거부감과 저항, 갈등이 당연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참가한 오스트리아의 포럼에서도 난민 문제가 반 이상이었다. 우리사회도 예멘 난민 문제로 인해 토의가 촉발됐고 미래의 먼 남의 문제로 생각하다가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것은 바람직하고 반대 의견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토론이 생산적이고 건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거다. 서로 비난하고 공격할 필요 없다. 생각과 관점의 차이다. 다른 의견은 입막으려 하고 인격적 비난을 하는 일종의 언어폭력은 고치면서 더 성숙해져야 한다.”

난민 유입에 대한 그의 입장은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6·25 전쟁 후 국제사회 도움으로 일어섰고 우리가 피난민이 되기도 했고, 발전 과정에 해외 이민도 많이 보냈던 과거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사회가 난민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 앞으로 계속될 대규모 난민 심사를 위해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등의 도움을 받아서 전문 인력을 확충할 필요도 있다고 제시했다. 최근 법무부는 제주 예멘 난민 484명 중 면접이 완료된 440명 중 영유아 동반 가족, 임신부, 미성년자, 부상자 등 23명에 대해서만 ‘인도적 체류허가’를 했다.

그는 “진정한 난민인지, 돌아가서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농르풀루망 원칙(nonrefoulenent) 즉, 난민이 본국에 송환됐을 때 자유와 생명의 위협을 받을 경우 이들의 의사에 반해서 강제 송환하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 원칙에 따라야 한다.”

특히 “국제규범 당사국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조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잘 조정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또 외국 노동력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난민들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서로 윈윈하는 해결책 찾는 게 정부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들이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고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국민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 시민단체는 탈북자 등 여태 우리 특수상황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제3국 분쟁을 피해서 온 난민 맞아본 경험이 일천한 만큼 앞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 

양자-보편다자 분리해 접근해야

외교 현안 중 하나인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파기와 관련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견해를 물었다.

그는 “유엔은 정부 간에 합의에 대해서는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위안부 문제는 한일 정부 간의 일이기도 있지만 인권과 전시성폭력이라는 보편적 문제라는 점에서 국제적 규점 기준에 따라 해결되도록 하는 게 유엔에서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양자적인 것과 보편다자적인 것으로 분리해서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상대방이 있는 만큼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법적 기반을 없애는 것보다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겠다. 국제무대에서 전시성폭력, 강제성 등 나쁜 요소가 있기 때문에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서 제기하고 다뤄야  상기시켜야 한다.”

 

*김원수 전 유엔사무차장

김원수 전 유엔사무차장은 1978년 외무고시(12회)에 합격, 30여년 간 외교부에서 외교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청와대 국제안보비서관과 외교통상비서관, 외교통상부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2007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명에 따라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 차장을 맡게 됐다. 이후 변화이행담당 사무차장보를 거쳐 2015년 6월부터 유엔 고위군축대표로 활동한 그는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힘을 쏟았다. 유엔 요직을 두루 거친 후 2017년 4월 10년간의 유엔 국제공무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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