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정의와 책임’ 국제회의에 다녀와서
헤이그 ‘정의와 책임’ 국제회의에 다녀와서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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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설자리 없게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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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여성국제법정에 뒤이어 ‘정의와 책임’ 국제회의가 개최됐다. 이 국제회의는 젠더(gender) 정의를 위한 여성코카스(Women's Caucus)가 주최했다.

여성코카스는 새로 설립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비하기 위해 1997년에 설립된 국제 NGO로서, 지난해 동경 여성국제법정때 사무국을 맡았고 국제공청회를 개최해 전쟁시 여성인권 문제를 부각시킨 바 있다.

이번 회의의 제목인 ‘정의와 책임’이라는 주제에서도 드러나듯이 회의의 목적은 2000년 여성국제법정의 대상이 된 위안부문제를 기화로 이와 유사한 여성에 대한 국제적 범죄에 책임을 묻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설립을 촉진하고, 이에 여성의 목소리를 넣기 위한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보였다.

회의는 5, 6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첫날 오전에는 전체회의로 ‘평화와 정의에 대한 문제’ 발표가 있었고, 오후에는 ‘국제정의를 여성에게 적절하도록 만들기’라는 주제로 회의가 있었다.

특히 둘째날 회의에서는 ‘국제형사재판소: 임박한 현실’‘국제형사재판소를 작동시키기: 전략짜기 회의’ 등 국제형사재판소를 설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이 논의됐다.

2000년 국제법정의 수석검사를 맡았던 유스티나 돌고폴은 “ICC는 국제적 역사를 창조”하는 것으로서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것이며 제한을 가할 것”이라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ICC는 사람들을 정의로 이끌 것이고 그 법령에는 피해자를 위한 ‘트러스트 펀드’를 만들도록 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배상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캐나다의 바바라 드봉 변호사는 ‘젠더와 ICC’라는 주제로 왜 여성들이 ICC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설명했다. ICC에서는 3가지 전략을 쓰는데, 첫째는 여성에 대한 범죄들을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로 법령에 명시적으로 나열하는 것이다. 이에는 강간, 성노예제 외에도 인신매매, 젠더에 기반한 박해 등도 포함된다.

둘째, 이와 같은 범죄들을 제대로 기소하기 위해 ‘피해자와 증인 부서’라는 특별 장치를 갖추고 있다. 셋째, 이 재판소의 구성에 있어 남성과 여성의 공정한 대표성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ICC연대(세계 각국의 1000개 이상의 시민사회조직 네트워크) 사무국에서 일하는 제인 스토일즈는 어떻게 조약이 발동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하였다.

조약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서명과 비준이 필요한데, 서명은 139개국이 했으나 비준은 60개국이 비준해야 하나 현재 49개국이 비준했으며 곧 10개국이 비준하리라고 예상한다고 했다.

우리 나라는 서명은 했으나 비준은 아직 안 한 상태이다.

상시 법정인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은 여성에 대한 범죄는 국제적으로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시야를 넓혀서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ICC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비슷한 국제범죄에 대비하여 국제연대를 강화하고 국제법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심영희/ 한양대 교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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