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영상고등학교는 16일 성범죄 피해자를 비하한 사진을 올린 이 학교 재학생 A군의 자필 사과문과 학교 측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울영상고등학교 제공
서울영상고등학교는 16일 성범죄 피해자를 비하한 사진을 올린 이 학교 재학생 A군의 자필 사과문과 학교 측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울영상고등학교 제공

‘비공개 촬영회’ 폭로 피해자 희화화 사진

SNS 올렸다 비판 일자 사과문 올려

선도 조처하겠다던 학교 “학생이 심리적 불안 호소…두고볼 것”

 

서울영상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성범죄 피해를 고발한 여성을 희화화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거센 비판이 일자 이 남학생과 해당 학교는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A군이 올린 문제의 사진 ⓒ페이스북 캡처
A군이 올린 문제의 사진 ⓒ페이스북 캡처

지난 16일, A군은 유튜버 양예원 씨처럼 꾸민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가 만든 유튜브 모양 프레임에 적힌 영상 제목은 “대국민 사기극 - 힝~ 속았지?”였다. 원본은 양 씨가 지난 5월 올린 유튜브 영상으로, 동의 없는 사진 촬영과 촬영물 유포, 성희롱·성추행 등이 벌어진 ‘비공개 촬영회’의 존재와 자신의 피해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A군은 패러디라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용기 있는 고백을 거짓으로 치부하고 조롱한 셈이다.

해당 사진이 온라인상 빠르게 퍼지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피해자가 계속 늘고 있는 사안을 어떻게 이렇게 조롱하느냐” 등 비판이 쇄도했다. A군이 과거 양 씨를 모욕하고 비난한 글, 페미니즘에 반감을 드러낸 글 등을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욱 파문이 커졌다.

 

서울영상고등학교는 16일 성범죄 피해자를 비하한 사진을 올린 이 학교 재학생 A군의 자필 사과문과 학교 측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울영상고등학교 제공
서울영상고등학교는 16일 성범죄 피해자를 비하한 사진을 올린 이 학교 재학생 A군의 자필 사과문과 학교 측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울영상고등학교 제공

A군이 재학 중인 서울영상고 측은 이날 오후 늦게 A군의 자필 사과문과 학교 측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A군은 담임교사가 ‘잘못된 컨셉’이라며 만류해 교복 차림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페이스북에서 다양한 졸업사진을 보고 아까운 생각이 들어 해당 사진을 올렸다고 밝혔다. “딱 한 번 있는 졸업사진 촬영에 들뜬 나머지 생각을 신중하게 하지 못했다. 논란이 인 후에야 제 행동이 얼마나 위험했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으며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느꼈다”라며 “제 잘못된 행동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하지 않겠다고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많은 분들에게 약속드린다”라고 썼다.

서울영상고는 교장 명의로 사과문을 올려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학교 내부 규정에 의해 선도 조치할 것이며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조처가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김현구 서울영상고 교감은 17일 여성신문에 “A군이 이번 사태로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좋지 않다.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긴 어렵고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며 “학교 명예 훼손 관련 선도 규정은 있지만 사회·정치적 사안에 관한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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