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건’ 첫 공판… 검찰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 VS 안 측 “성관계 인정, 위력 없었다”
‘안희정 사건’ 첫 공판… 검찰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 VS 안 측 “성관계 인정, 위력 없었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8.07.02 13:49
  • 수정 2018-07-03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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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2 안희정 첫 공식 재판

2일 ‘위력’ 존재 여부 두고 공방

변호인단 “피해자로 볼 수 없는 행동 보여” 주장

검찰 “안희정 ‘차기 대권주자’로 권력 막강해”

안희정, 눈 감은 채 ‘묵묵부답’

여성단체 “정의로운 판결 내려달라”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업무상 위력으로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첫 공식 재판이 열렸다.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는 ‘위력’의 존재와 행사 여부를 두고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검찰은 이 사건을 “전형적인 권련형 성폭력 범죄”로 보는 반면, 안 전 지사 변호인 측은 “성관계는 인정하나 위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을 맡은 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첫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기일은 앞서 두 차례 이어진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출석 의무가 부과되는 본격적인 재판 절차다. 이날 오전 10시56분께 서부지법에 도착한 안 전 지사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303호 법정으로 향했다. 안 전 지사가 도착하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피해자변호인단으로 꾸려진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측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80여석의 법정은 일반시민과 여성단체 활동가들로 기자들로 꽉 찼다. 법정 밖에도 방청권을 받지 못한 여성들로 붐볐다. 이날 피해자도 법정을 찾아 방청석 첫 줄에서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재판을 방청했다.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미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피해자를 지지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정당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미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피해자를 지지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정당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먼저 검찰 측은 공소사실을 낭독하면서 이 사건을 “명백하고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은 차기 대통령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등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다른 고용관계 하에 이뤄진 권력형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자에 대해 갖는 지위가 막강하다”며 “정무비서는 모든 일정을 동행하며 공사 불문하고 지시를 수행해야 하는 위치이며 피고인의 말 한마디에 직위를 잃을 수 있는 극도로 비대칭적인 위치였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어 “특히 피해자가 수행비서로 일한 지 26일만에 발생한 첫 번째 범행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단둘이 밥을 먹거나 차를 먹는 등 연애감정을 불러일으킬만한 사건은 없었다”며 “‘모든 것은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피고인의 인식은 전형적으로 권력형 성범죄자가 보이는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 측은 안 전 지사가 이 같은 피해자의 ‘을의 위치’를 악용해 업무지시를 가장해 술·담배 같은 기호식품을 가져오라고 지시해 간음과 추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덫을 놓고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위력으로 간음했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피고인 측은 이같은 피감독자 간음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에 대해 “성관계는 인정하나 위력이 존재했다거나 행사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추행 사실도 없었으며 만에 하나 행위가 있었더라도 합의하에 의한 관계 이후 한 스킨십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피고 측 대리인 오선희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위력이란 정신적·물리적 측면으로 힘이 있어야 하고, 피해자의 성적 결정권을 침해할 만한 것이라야 한다”며 “사회적 저명도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위력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는 아동도, 장애인도 아니고 이혼 경험이 있는 학벌 좋은 스마트한 여성으로서 안정적인 공무원 자리를 버리고 무보수로 캠프에 참여할 만큼 주체적인 여성”이라며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약할 위력이 무엇이며, 어떻게 행사됐고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맞섰다.

현재 안 전 지사는 전 정무비서에 대한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등의 혐의(피감독자 간음 4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강제추행 5회)를 받고 있다.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안 전 지사는 재판 내내 의자에 기대 앉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재판 방청을 위해 법정을 찾은 피해자는 방청석 첫 줄에 앉아 법정에서 오간 발언들을 필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서증조사(채택된 문서 증거를 실물 화상기에 띄워 낭독하고 의견을 진술하는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는 16일까지 최소 7차례의 심리를 거쳐 8월 전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미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피해자를 지지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정당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미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피해자를 지지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정당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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