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아프리카 및 이슬람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일부일처제(monogamy)가 보편화되어 있다. 그런데 선진국이라고 하는 캐나다에 여러 명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일부다처(polygamy)주의자들이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어 듣는 이들의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들어서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BC)주가 일부다처주의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해주고 있어 일부에서는 이곳을 ‘폴리가미들의 천국’이라고 부르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 어떤 연유로 캐나다에 일부다처 주의자들이 몰려들고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주가 ‘폴리가미들의 천국’이라고 불리게 됐을까.

최근 캐나다 언론에는 한 폴리가미의 사연이 대서특필 돼 화제를 모았는데 미국 유타주에 사는 탐 그린(Tom Green)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모르몬교도인 그는 종교적 이유로 현재 5명의 부인, 30명의 자식과 함께 사는 가장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일부다처를 금하고 있는 유타주의 법을 어긴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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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몬교의 총 본산인 미국 유타주에는 이렇게 여러명의 부인과 사는 폴리가미들이 수만명에 이르지만 법정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예는 없었다. 그런데 그린은 신문 방송에 자신이 여러 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을 떠벌리고 다니다가 결국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게 됐다.

그린이 중형을 선고받던 날 다섯 명의 아내와 30명의 자녀들이 법정 밖에서 ‘아빠 없이 5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면서 엉엉 우는 모습이 언론에 사진과 함께 보도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유타주와 인근지역에 살고 있는 일부다처제 모르몬 교도들이 갑자기 핍박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하고 이곳을 떠나 보다 안전한 곳으로 대거 이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이들이 피난지로 선택한 지역이 바로 캐나다 BC주인 것이다. 유타주 인근의 몬태나 초원이나 침엽수림이 우거진 아이다호주의 계곡도 이들이 숨어살기에 괜찮은 곳일 수 있지만 역시 미국 영토이기 때문에 안전한 피난지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국경을 넘어 캐나다 BC주의 동부 산악지역인 리스터, 크레스톤 등지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캐나다도 법적으로는 일부다처제가 불법이다. 하지만 BC주만은 일부다처제를 금지하는 것이 헌법에 규정한 인간의 기본권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묵과하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 BC주에서는 한 남성이 여러 명의 부인을 데리고 살거나 힘있는 여성이 여럿의 남편을 거느리고 살아도 처벌받지 않는다.

미 유타주서 일부다처 금하자 대거이주

모르몬 교도들의 ‘대규모 엑소더스’

BC주 크레스톤 지역에는 일부다처를 고집하는 교인들의 공동체가 이미 여럿 존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풍성한 공동체라는 의미인 ‘바운티블 코뮨’인데 여기에는 1천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지역 지도자인 윈스턴 블랙모어씨는 40대 중반의 사업가로서 부인이 30명, 자녀가 80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유타주가 계속해서 일부다처를 고집하는 모르몬교도들을 법으로 다스리려 할 경우 이곳을 떠나 캐나다로 향하는 대규모 엑소더스가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중 하나로 알려진 캐나다 BC주가 폴로가미들에게도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호석 캐나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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