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들이 13년 만에 유니폼 입은 까닭 “도대체 복직은 언제인가요?”
KTX 여승무원들이 13년 만에 유니폼 입은 까닭 “도대체 복직은 언제인가요?”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8.06.18 16:14
  • 수정 2018-06-2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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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 여승무원 40여명

청와대까지 1시간 30분 행진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

오영식 사장 문제해결 촉구

 

승무원 정복을 입은 KTX 해고 여승무원들이 18일 서울역 앞에서 복직과 직접 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승무원 정복을 입은 KTX 해고 여승무원들이 18일 서울역 앞에서 복직과 직접 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KTX 해고 여승무원들 40여명이 18일 오후 정복을 입고 서울역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정리해고 당한 뒤 13년 만에 정복을 꺼내 입은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복직과 정규직 직접 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KTX 해고 여승무원들과 ‘KTX 해고승무원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KTX 승무원 대책위)는 이날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은 해고된 승무원들을 만나 해결 의지를 밝혀달라”며 “정부와 청와대, 한국철도공사 경영진은 빠른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해고 여승무원 오미선 전 KTX 승무지부장은 “10여년 전에 입었던 정복에 그동안 세월의 흔적이 남았다”며 “낡고 작아진 정복을 바느질 하면서 아직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오 전 지부장은 “더 이상 복직 투쟁을 하는 해고 승무원이 아니라 승무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유니폼을 입었다”며 “승무원이 아닌 다른 업무로 가겠다는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는 바람을 전했다.

 

18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 손팻말을 든 해고 여승무원이 아기를 안고 참여하고 있다.

18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을 마친 한 참가자의 발이 구두에 상처가 나 있다. 이날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8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 손팻말을 든 해고 여승무원이 아기를 안고 참여하고 있다. 18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을 마친 한 참가자의 발이 구두에 상처가 나 있다. 이날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한웅 KTX 승무원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4대 종교 관계자와 오 사장이 만난 이야기를 전했다. 양 위원장은 “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정리해고된 280명 중 바로 복귀하지 않은 200여명의 KTX 해고 여승무원들을 빠른 시일 내 특별경력직으로 채용하고,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KTX 승무업무가 생명안전업무라고 밝혀지면 직접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 뒤 오 사장이 자신의 약속을 뒤집었다는 것이 양 위원장의 전언이다. 양 위원장은 “어떤 조건을 제시한 적 없던 오 사장이 갑자기 현재 투쟁 중인 비정규직 철도노동자 문제를 풀고 전체 철도노조의 문제들을 다 해결하면 해고 승무원들을 고용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이용해 본인의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18일 KTX 해고 여승무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8일 KTX 해고 여승무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리해고 전에 입던 승무원 정복을 입은 여승무원들은 기자회견 직후 숭례문,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사랑채까지 1시간 30여분 동안 행진했다.

김승하 KTX 승무지부장은 “문 대통령께서 ‘KTX 해고승무원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한다’고 약속하셨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영식 코레일 사장도 해결의지를 밝혔지만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왜 승무원 문제 해결을 미루고만 있느냐”고 반문했다.

여승무원들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지금까지 극한적인 방식은 자제해 왔지만 기다리기만 하기에는 지쳤다”며 “우리들의 행동으로 사회적 파장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12년 간이나 KTX 해고승무원 문제를 방치한 코레일 경영진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하 KTX 승무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들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승하 KTX 승무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들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KTX 여승무원들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KTX 해고 승무원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을 협상 카드로 삼아 박근혜 정부와 ‘재판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앞서 2004년 KTX 개통 당시 코레일(당시 철도청)은 ‘준공무원 대우’ ‘정년보장’을 내세우며 승무원 채용 홍보에 나섰다. 승무원들은 2년만 참고 기다리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코레일의 약속을 믿고 코레일의 자회사 홍익회(한국철도유통)의 계약직으로 고용됐다. 그러나 2006년 코레일은 승무원들을 자회사인 KTX 관광레저로 옮기라고 했고 승무원이 이를 거부하자 승무원 280여명을 정리해고 했다. 해고승무원들은 2008년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시작했고, 1·2심 법원은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승무원이 생명 안전 업무를 맡지 않는 등 열차팀장과 업무가 다르므로 직원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여승무원들은 2006년 3월부터 이날까지 4443일 동안 거리에서 복직과 직접고용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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