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

현대그룹이 남북 경제협력(이하 경협) 재개 분위기에 발맞춰 그룹 내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이번 남북경협사업 TFT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그동안 남북관계의 주요 결정자 역할에서 여성은 배제되어 있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실무진 중 여성은 강경화 장관 한 명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적자 속에서도 대북사업을 놓지 않은 현 회장의 리더십이 남북경협에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 회장은 15일 여성신문에 “남북경협사업이 재개되어 남북이 공동번영을 이루고 특히 이러한 사업에 남북측 여성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출범하는 TFT에는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책임지고, 현대엘리베이터·현대UNI·현대글로벌·현대투자파트너스 등 전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역할을 맡는다. 실무조직으로는 현대아산 남북경협 운영부서와 현대경제연구원 남북경협 연구부서, 전략기획본부 각 팀 등이 주요 전략과 로드맵을 짠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재 TFT 인원은 약 20명 정도로, 매주 화요일 정기 회의를 열고 사안에 따라 수시로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특히 그룹 내 남북경협 전문 기업인 현대아산은 대표이사를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재개준비 TFT’를 별도로 구성해 세부적인 사업 준비 작업에 돌입한다.

현 회장은 TFT가 출범한 지난 8일 “남북경협사업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나가자”며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재개 준비를 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어 “금강산·개성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8월 15일 예정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소가 어디로 결정되는지에 따라 그룹 안팎으로는 현 회장의 방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차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여성신문에 “2년 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북한과의 인격적인 교류가 상당히 제한됐는데,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UN 안보리 제재 등이 잘 해결되면 경협 추진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산가족 문제,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개성공단 등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들부터 차근차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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