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있으면 1등급·미혼모는 4등급인 세상…이제 우리가 바꿔요”
“남편 있으면 1등급·미혼모는 4등급인 세상…이제 우리가 바꿔요”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8.05.13 01:09
  • 수정 2018-05-16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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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인트리 공연팀이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에서 ‘차별철폐송’을 부르며 춤추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인트리 공연팀이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에서 ‘차별철폐송’을 부르며 춤추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5월10일 ‘한부모가족의 날’ 제정 기념

한국한부모연합 등 한부모가족단체

12일 서울광장서 기념행사 열어

무대에 오른 여성들이 춤추며 노래했다. “엄마에게도 등급이 있어/남편이 있다 결혼을 했다/등급을 만들어/그것이 우리의 현실/이상한 세상/이상한 얘기/아이가 있다고/다 엄마가 될 수는 없어/남편이 있으면 1등급/남편이 죽으면 2등급/남편과 이혼하면 3등급/미혼모는 4등급/이상한 세상/이상한 얘기....”

아이 아빠의 도움 없이 홀로 아이를 기르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노래다.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인트리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창작 뮤지컬 ‘소녀, 노래하다’ 수록곡을 바탕으로 만든 ‘차별철폐송’이다.

“우리(미혼모)끼리 실제로 저런 농담 아닌 농담을 해요. 전 ‘4등급’ 미혼모예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 세상은 저 같은 엄마들을 ‘정상적인 엄마’로 봐주질 않거든요.” 아들과 함께 객석에 앉아 공연을 보던 김상희(39) 씨가 말했다. “그래도 아이가 그늘 없이 씩씩하게 커서 행복해요. 이제 ‘한부모가족의 날’도 제정됐잖아요. 더 가슴을 펴고 당당히 살래요.”

1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두 번째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를 찾았다. 한국한부모연합(대표 전영순)과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인트리(대표 최형숙)가 올해부터 5월10일 ‘한부모가족의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것을 기념해 연 두 번째 행사다. 한부모 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을 주제로 한 부스 행사, 한부모인권선언문 낭독, 한부모 발언대, ‘당당한 한부모상’ 시상식, 축하 공연 등이 펼쳐졌다.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지만 다양한 미혼모·한부모 가족과 관련 단체 종사자 등이 참석했다.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한부모서포터즈가 ‘한부모가족 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한부모서포터즈가 ‘한부모가족 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부모 발언대’에 선 한부모들은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았다. ‘함께 당당해지자, 행복해지자’는 다짐을 빼놓지 않았다. “저도,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게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청와대 윗분들, 대한민국은 차별 없는 평등한 나라지요? 그렇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한부모 여러분, 우리 저 위에 계신 분들에게만 기대지 말고 우리가 힘을 모아서 차별 없이 아이들을 키웁시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 당당히 차별 없이 사는 세상 만듭시다.”(김영순 군포여성민우회 한부모 전담 활동가) “우리 벽이 있으면 벽을 부수고, 길이 없으면 길을 냅시다.” (김진주 씨·서울 동대문구)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해 축사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아이에겐 당당할 권리,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럴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저부터 노력하겠다”며 응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모든 가족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한부모가정의 고통에 늘 연대하겠다. 법제도가 아직 미비하지만 앞으로 여러분의 목소리를 잘 받아 안아 함께 하겠다”라고 했다.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한국한부모연합 10개 단체와 미혼모 단체 활동가들, 단체의 추천을 받은 한부모들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조용주(한국한부모연합), 김은수(부산한부모가족센터), 주학선(울산한부모가족자립센터), 김혜제(인천한부모가족센터), 심명옥(서울한부모회), 박상희(안산여성노동자회), 권선애, 김영순(군포여성민우회), 이연지(인트리) 씨가 ‘당당한 활동가상’을 받았다. 박강이(서울한부모회), 장영란(부산한부모가족센터), 장천호(인천한부모가족센터), 박현희(천안여성의전화), 김순례(울산한부모가족자립센터), 조현주(대전여민회), 차재심(인트리) 씨가 ‘담담한 한부모상’을 받았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는 이날 한부모이자 활동가로 힘써온 공로로 특별상인 ‘마음모아상’을 받았다. 큰딸 박희현 씨가 직접 시상했다.

 

12일 서울광장에서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가 마음모아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12일 서울광장에서 ‘2018 한부모가족의 날’ 행사가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가 '마음모아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전 대표는 “‘한부모들이 연 한부모의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감개무량하다”며 “개정된 한부모가족지원법은 오는 7월부터 발효되니 한부모연합의 다음 공식 활동은 내년부터 시작된다고 봐야 할 듯하다. 그래도 기회가 될 때마다 다양한 한부모의 삶 이야기, 당당히 행복하게 잘 사는 많은 한부모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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