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

창립 72주년 한국걸스카우트

소녀 600만명 거쳐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발맞춰

융복합 교육 체험 늘릴 것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는 “600만 소녀들이 걸스카우팅을 통해 성장해 세계 각처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고, 든든한 뿌리가 돼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는 “600만 소녀들이 걸스카우팅을 통해 성장해 세계 각처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고, 든든한 뿌리가 돼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걸스카우트가 한국에 뿌리내린지 올해로 72년이 됐다. 광복 다음해인 1946년 5월 10일 한국최초의 여성의사인 한소제 선생과 여성 지도자들이 함께 창설했다. 사회교육이 부재하고, 소녀와 여성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던 시대였다. 당시 이름은 ‘대한소녀단’이었다. 지난 72년간 걸스카우트를 거쳐간 소녀는 600만명에 달한다. 세계적으로도 150개국 1000만명이 걸스카우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김종희(62·사진)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신임 총재는 걸스카우트에 대해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사회적 책임과 비전을 갖고 여성 리더로 성장하는 특별한 정체성을 지닌 사회교육단체”라며 “600만 소녀들이 걸스카우팅을 통해 성장해 세계 각처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고, 든든한 뿌리가 돼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의 목에는 세계걸스카우트연맹에서 제작한 연초록색 스카프가 메여 있었다. 역사만큼이나 많은 걸스카우트 출신 여성 리더가 곳곳서 활동하고 있다. 상명대 행정대외부총장인 김 총재 역시 대학 때 처음 걸스카우트를 접한 이후 약 30년 간 대원, 지도자로 활동했다. 대학 때 김 총재를 걸스카우트로 이끌어준 간사장은 김옥라(100) 각당복지재단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김 총재 취임식에도 발걸음을 해 30년 세월을 함께한 제자의 앞날을 축하했다.

걸스카우트 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이러니하게도 교육 환경이다. 활동이 학교에 소속돼 이뤄지다보니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는 청소년들이 단체활동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김 총재는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과 함께 학교 지도교사들이 청소년단체 지도업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커지고 승진가산점제를 폐지하는 교육정책과 여러 가지 제반환경이 변화하면서 단체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걸스카우트를 비롯해 청소년 활동이 인성교육에 많은 기여를 하지만 정부 지원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청소년 활동은 봉사활동을 비롯해 사회 이슈와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청소년단체와 관련 행정부처와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NGO단체로서의 사명과 책임,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걸스카우트로서 자리 잡기위해 적극 노력할 생각입니다.”

김 총재는 시대 흐름에 맞게 걸스카우트 활동을 더욱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걸스카우트 활동은 2년 마다 여는 걸스카우트국제야영을 비롯해 캠프, 세미나 등 세계연맹 소속 회원국들과의 국제교류 활동, 환경·건강·성 인식 등 세계적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활동, 10월 11일 ‘소녀의 날’ 행사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여성폭력 추방’을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걸스카우트세계연맹은 2011년부터 유엔 여성(UN Women)과 함께 ‘소녀와 여성에 대한 폭력종식’ 연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한국연맹도 ‘여성에 대한 폭력을 끝내자’(End Violence Against Girls) 패치 활동과 캠페인으로 동참하고 있다. 김 총재는 “전 세계 소녀들이 성차별과 성폭력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미투 운동의 밑바탕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상명대가 운영하는 교육 과정을 걸스카우트에 도입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상명대는 ‘4차 산업혁명에 최적화한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빅데이터 전공, 지능정보 트랙, 3D프린팅융합 전공 등 3개 교육단위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을 추진하고 있다. 김 총재는 걸스카우트도 이같은 교육 활동을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걸스카우트는 최근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미국보이스카우트가 지난해 10월 산하 조직인 컵스카우트에 소녀도 받아들이기로 한데 이어 내년 2월부터는 11~17세 대원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명칭에 ‘보이’를 빼기로 결정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모집 대상을 소년에서 소년·소녀로 확대한다는 취지다. 이에 미국걸스카우트연맹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총재 또한 이번 사안에 대해,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지만, 실질적 기회보장과 성평등 의식은 부족한 현실에서 소녀만을 위한 맞춤형 활동과 리더십 교육이 더욱 필요하기에 그 기회가 상실됨은 무척 안타깝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소녀들이 걸스카우팅을 통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민주시민의 일원으로 사회에 나가 자신의 역할을 발휘하기 위해 도전과 실패의 경험, 그리고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

△서울 출생 △예일여자고등학교 졸업 △상명여자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 졸업 △상명여자대학 대학원 체육학 석사 △한양대 대학원 체육학 박사 △1994∼1997년 한국여성사격연맹회장, 상명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2002∼2003년 한국여성축구연맹 회장 △2002∼2007년 한국레저스포츠학회 회장 △2004∼2009년 세계레저총회 유치위원 △2010∼2013년 한국걸스카우트 부총재 △2011∼2013년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부회장 △2015∼2017년 상명대 대외협력부총장 △2017년∼ 상명대 행정대외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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