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2차 피해 차단”… 청와대, ‘성폭력 피해자 조사 표준모델’ 개발
“성폭력 피해자 2차 피해 차단”… 청와대, ‘성폭력 피해자 조사 표준모델’ 개발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8.04.16 17:50
  • 수정 2018-04-17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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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20만명 넘은 사건 청와대 응답

 

청와대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상조사를 담당하고, 경찰청이 수사와 2차 피해 방지, 법무부가 관련 법률 개정 추진을 맡는 등 12개 관련 부처가 성폭력 근절 대책 협의체를 구성해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중장기 예방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신문
청와대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상조사를 담당하고, 경찰청이 수사와 2차 피해 방지, 법무부가 관련 법률 개정 추진을 맡는 등 12개 관련 부처가 성폭력 근절 대책 협의체를 구성해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중장기 예방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신문

성폭력 피해자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성폭력 피해자 조사 표준모델’이 개발된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13일 청와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를 출연해 수사 과정상 피해자 보호를 보호하고 2차 피해 막기 위해 조사 시스템을 재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른바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인원이 20만명을 넘기면서 이뤄졌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발생했다.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가 관리반장 등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경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된다. 피해를 알리기 위해 신고를 했으나 오히려 경찰이 2차 피해를 줬고, 가해자들의 협박이 지속되면서 A씨는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곧이어 A씨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한 동생도 세상을 등졌다. 이후 자매의 어머니가 진상을 밝혀달라며 1인 시위에 나서면서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유일한 유족이자 자매의 어머니인 장연록씨가 자매의 유골이 담겼던 유골함을 열어 보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유일한 유족이자 자매의 어머니인 장연록씨가 자매의 유골이 담겼던 유골함을 열어 보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 비서관은 이 사건에 대해 “청원이 시작되자 지난 3월 28일 경찰청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당시 수사에 대한 과오가 없었는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과정상 피해자 보호, 2차 피해 방지를 최우선 가치로 둬야 했으나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피해자를 위로하기는커녕 말로 더 아프게까지 했다면 온 국민의 공분을 살 만큼 잘못된 일”이라며 사실상 경찰의 ‘2차 가해’를 인정했다.

이날 박 비서관은 ‘이윤택 성폭력 사건’과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조사 진행 상황을 전했다.

이윤택 연극연출가는 강제추행 18건, 강제추행치상 6건 등 24건의 혐의로 지난 3월 23일 구속, 13일 기소됐다. 박 비서관은 이에 대해 “친고죄 고소기간과 공소시효가 지나 사법처리가 어려운 상태였으나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과 국민청원의 힘으로 적극 수사가 이뤄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3월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동안 한 연극배우가 ‘사죄는 당사자에게 하라’고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3월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동안 한 연극배우가 ‘사죄는 당사자에게 하라’고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2009년 3월 배우 장자연씨가 소속사 대표에 의해 재계 인사와 언론사 관계자 등 31명에게 100여 차례에 걸쳐 성접대와 술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당시 경찰이 4개월간 수사를 진행해 접대 의혹 등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17명 중 5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고, 아무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이 사건도 20만명이 청원 게시판을 통해 재수사를 요구했고, 결국 지난 4월 2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사전 조사를 통해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박 비서관은 “성접대 강요나 알선 혐의는 공소 시효가 남아 있을 수 있고, 공소 시효를 떠나 과거 수사에 미진한 부분은 없었는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와 검찰 진상조사단에서 의혹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언론시민단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장자연 리스트’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언론시민단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장자연 리스트’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는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특히 수사기관이 해야 할 책무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국민의 관심을 이어받아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에 대해서는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상조사를 담당하고, 경찰청이 수사와 2차 피해 방지, 법무부가 관련 법률 개정 추진을 맡는 등 12개 관련 부처가 성폭력 근절 대책 협의체를 구성해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중장기 예방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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