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식물로 꾸민 식탁, 생기가득

20평대 공간에서 식탁을 놓을 공간을 제대로 찾기는 퍽 어렵다. 그래서 보통 한쪽 벽에 딱 붙여 놓기 마련이다. 나도 처음엔 창문 아래로 비어있는 공간을 보고 별수 없이 여기에 놓아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삭막한 아파트 복도를 향해 난 창문 바로 곁에서 식사하는 기분도 편치 않을 테고, 무엇보다 식탁 사면에 널찍하게 앉아 여유 있게 식사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식탁을 거실의 길목 중앙에 놓는 것은 어떨까? 물론 전체 공간은 줄어들어 좁아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식사하는 공간을 생활의 중심에 끌어들여 마음껏 얘기하며 차 마시고 식사하며 혹은 함께 책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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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길목 끌어들인 식탁

칠레산 집성목으로 직사각 식탁(125×90×72)을 만들었다. 식탁 상판, 두개의 판을 기역자로 연결시킨 다리 네 개, 다리를 상판에 고정하기 위한 네모틀을 각각 만들어 연결하는 방식을 썼다. 가구 만들기는 실제 목공작업 못지 않게 사포질과 여러 번의 바니시 바르기와 같은 세세한 끝처리도 중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탁 위에 깔끔한 식탁보를 드리우고 꽃이나 푸른 식물, 때로는 양초를 두면 금새 생기 가득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섀시 창문에 표정만들기

식탁 옆으로 답답하게 막힌 벽보다 예쁜 창문이 있다면 훨씬 식사 분위기가 좋아진다. 커튼도 드리우고 오밀조밀 푸른 식물로 멋을 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차갑고 삭막한 섀시 창문은 아무리 애를 써도 밋밋하고 재미없기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나무틀로 짜인 창문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래도 차선책은 있었다. 바로 하얀 폼보드를 잘라 적당한 간격으로 붙여 격자창을 만드는 일이다. 재료비도 안 들이고, 해놓고 나면 그야말로 창문 느낌이 몰라보게 달라진다. 접착형 폼보드는 대형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창문 위 아래로 집성목 선반을 달았다. 위쪽으로는 노루발을 활용해서 커튼봉을 고정하였고 하얀 양초와 조화로 장식한 토분들을 놓았다. 창문 바로 밑 선반은 폭좁게 만들어 삼각플라스크에 수경식물들을 꽂아 조르르 올려놓았다. 창문 바깥쪽의 외벽에도 선반을 달고 화분들을 얹었더니 마치 창문을 열면 파란 하늘과 햇빛 가득한 마당 풍경이 펼쳐질 것 같아 설레는 마음이 된다.

갓모양 조명으로 아늑하게

식탁 위 천장에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갓모양의 백열조명을 내려오게 달았다. 갓 위에 식탁보와 같은 소재의 천으로 커버를 씌우면 금새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리고 격자 창문과 선반 위 식물을 비춰주는 할로겐등을 부분조명으로 설치했다.

수납과 장식을 함께 하자

창문 아래 공간에는 키 작은 수납장을 놓았다. 이는 DIY가구로 구입해서 신혼 초에는 오디오장으로, 아이가 어릴 때는 아기 물품 수납장으로 쓰던 박스 형태의 가구였는데 이번 기회에 전체와 통일감을 주기 위해 함석과 나무로 문을 만들어 달았다. 손잡이는 싱크대와 같은 것을 사용하였다. 수납장 위에는 주로 촛대와 과일, 화분들을 놓고, 수납장 안은 칸을 나누어 여러 물건들을 정리하는 데 쓰고 있다.

그 옆에 덩치 큰 냉장고 면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사각 액자에 우리 가족 모두의 어린 시절 흑백 사진을 끼워 거는 벽으로 활용하니 입체감 있게 느껴진다.

자연주의를 실천하며 사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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