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프리 페스티벌-월경하자

“도대체 뭐야?”

트리 위에 주렁주렁 매달린 생리대를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의아하다. 지난 4일 명동에서 열린 제3회 월경 페스티벌 ‘프리 페스티벌 - 월경하자’에 보이는 사람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생리대에 관한 의견을 묻는 게시판 앞에서 쭈볏대며 스티커를 붙이던 한 여성은 급기야 생리대에 ‘축 월경’이란 글자를 써서 트리에 붙인다. 여자 친구와 함께 지나치던 남성은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어떤 여성은 어색한 듯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명동에서 사업을 한다는 ㅊ씨(남, 40세)는 “예전엔 부끄러운 일인 것처럼 숨기곤 했는데 이렇게 당당히 말하는 젊은 여성들을 보니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닌만큼 드러내놓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보기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99년 제1회 월경 페스티벌 ‘유혈낭자’를 기획했던 여성문화기획 불턱은 작년 제2회 월경 페스티벌 ‘달떠들떠’에 이어 오는 9월 8일 을지로 4가 시민공원에서 제3회 월경 페스티벌을 연다.

이번 월경축제는 본 축제에 앞서 8월 4일과 11일, 15일 세 번에 걸쳐 명동, 종로 인사동,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프리 페스티벌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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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 ‘프리페스티벌-월경하자’에서 보인 퍼포먼스.

여성문화기획 불턱의 황정혜씨는 “프리 페스티벌은 이전에 대학 내에서 이루어진 행사에서 나와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며 월경하지 않는 문화에서 월경하는 문화로 나아가자는 게 이번 프리 페스티벌의 컨셉이라고 밝혔다.

생리대 트리엔 ‘월경하자’, ‘호주제를 폐지하자’ 등 여성을 둘러싼 인권 현실을 보여주는 글귀들이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한 생리대 모양의 옷을 입고 행사장 주변의 거리를 도는 퍼포먼스를 마련해 “부정적인 신화로 인해 말하지 못함으로써 내 것이 아니었던 월경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이 생각해온 월경의 이미지에 대해 자유롭게 낙서하는 장에는 ‘생리대 신기하게 쳐다보지 마라’ ‘슈퍼에서 생리대 팔 때 검은봉지에 싸주지 말고 내놓고 자연스럽게 팔라’는 내용 등 월경에 대한 평소의 생각들이 솔찍하게 드러났다.

생리대의 발전이 월경 경험을 어떻게 달라지게 했는지를 알아보고 여성에게는 필수품과도 같은 생리대에 부가가치세가 붙는다는 사실에 대한 문제가 크게 거론됐다. 또한 1개에 200원이 넘는 생리대 가격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인류의 절반이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몫으로만 남아있던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환기시키려는 것.

이 순간 세계 여성의 20%가 월경중이고 여성은 평생 8분의 1을 월경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월경은 현재까지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되어왔고 주요한 사회적 담론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월경을 경험한다.

황정혜씨는 “이번 월경 축제 프리 페스티벌이 대중들에게 부정적으로 이미지화되어 있던 월경의 경험을 변화시키고 긍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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