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좀 들어보세요-아동권리 20년

 

한국아동권리학회(이하 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책을 펴냈다. 지난 1996년, ‘아동권리’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학회는 발족됐다. 국제사회가 한 발 앞서 아동권리를 위해 행동에 나선 때였다. 1989년 유엔총회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이었다. 성인기에 도달하지 않은 아동에게도 사회구성원으로서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켜줄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그러한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 학자와 현장전문가들은 아동의 권리를 연구하기 위해 ‘내 말 좀 들어보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학회를 만들었다.

한국아동권리학회 2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는 이번 출간을 통해 지난 20년간 학회가 수행해온 활동을 정리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학회 발전에 기여해온 전문가들의 회고담도 함께 실렸다.

그간 협회는 학술대회 개최와 학술지 『아동권리연구』 발간 등을 통해 한국아동의 권리를 보호해왔다. 한국 아동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아동지표개발연구를 시행했으며, 2001년 완성된 연구는 책(『한국의 아동지표』)으로 출간됐다. 또 ‘한국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이행 모니터링’ 연구에 돌입해 아동정책을 점검하고, 모니터링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아동의 성장 환경 개선 대책을 제안하는 등 협약이행을 위한 모니터링 방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아동권리모니터링센터가 2006년 설치됐다. 아동권리의 지평은 아시아로 확장됐다. 학회는 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아시아아동권리포럼(Asian Forum for Children's Right, AFCR)도 개최했으며, 이후 몽골, 대만, 태국, 베트남 등이 참가했다.

아동권리를 위해 활동해온 단체 활동가들은 ‘학문적 영역과 실천적 현장이 함께 할 때 아동 권리를 더욱 증진할 수 있다’며 ‘학회와 민간영역 간의 지속적 협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내세웠다. 

한국아동권리학회 기획/ 나녹/ 2017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