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신다혜(30·경기스키협회) 선수는 “지난 4년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최종 목표인 올림픽만 생각하며
 앞반 보고 달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다혜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신다혜(30·경기스키협회) 선수는 “지난 4년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최종 목표인 올림픽만 생각하며 앞반 보고 달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다혜

[인터뷰] 스노보드 국가대표 신다혜 

무릎 부상으로 소치올림픽 출전 못 해

평창 올림픽은 “꿈 같은 데뷔전”

오스트리아서 막바지 담금질 돌입 

처음 보드를 탔던 곳에서 꿈을 이룰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신다혜(30·경기스키협회) 선수의 이야기다. 그에겐 오는 2월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올림픽 데뷔전이다. 공교롭게도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코스가 위치한 휘닉스파크는 신다혜가 태어나 처음 아버지와 함께 보드를 탔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신다혜는 동계스포츠 마니아인 아버지를 따라 7살 때부터 스노보드를 탔다. 중학교 3학년 땐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2005년 2월 한국에서 처음 치른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대회에 국내 여자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동계스포츠 중에서도 미개척지였던 스노보드 분야에서 활약하며 유망주로 손꼽혔다.

하지만 그에게도 긴 터널 같은 시간이 있었다. 2005년 초 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냈고,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부상과 슬럼프를 겪었다. 2013년도엔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당해 결국 ‘2014 소치올림픽’ 출전 꿈을 접어야 했다. 힘들 법도 하지만 꿋꿋이 버텨온 신다혜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딱인 것 같다”며 “힘든 순간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혹독한 시간을 견디자 봄이 찾아왔다.  꾸준한 자기 관리로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알파인 여자 회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결국 올림픽 출전 꿈도 이뤘다. 신다혜는 “한국 여자 스노보드의 첫 메달이기도 해서 만감이 교차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해온 사실이 알려지자 2015년부턴 도미노피자에서 그를 후원해주기로 했다. 신다혜는 “덕분에 기량도 많이 향상 됐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현재 그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최고참이다. 2000년대 태어난 어린 선수들이 즐비한 스노보드 국가대표팀에서 최고참 선수가 여자 선수라는 점은 의외다.  

그는 최근 유럽에서 올림픽 대비 훈련을 겸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2017-2018시즌 FIS 월드컵에 세 차례 출전해 최고 성적 2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카레차에서 열린 월드컵 여자 평행대회전에서 출전 선수 57명 가운데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 높은 성적은 아니지만 국내 저변이 취약한 여자 스노보드 알파인으로서는 의미 있는 성적이다. 지난 1월 6일 오스트리아 라켄호프에서 열린 FIS 월드컵 스노보드 평행 혼성 단체전에서는 한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상호 선수와 함께 최종 12위에 올랐다. 다음은 신다혜 선수와의 일문일답.

 

지난 5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FIS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신다혜 선수 ⓒ신다혜
지난 5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FIS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신다혜 선수 ⓒ신다혜

- 오스트리아에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휴식과 운동에 맞춰 훈련하고 있다. 오전 7시에 기상해 준비 운동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한다. 설상 훈련 후엔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체력관리와 장비점검을 한다. 저녁땐 주로 쉰다. 근력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생활화하고 있다. 평상시엔 등산도 자주 다닌다.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산을 오를 때의 상쾌함을 좋아한다. 음악 들으면서 유산소 하는 것을 좋아해 유럽 풍경을 즐기면서 러닝도 한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서 쉬는 시간을 보낸다.

- 스노보드는 특히 선수 개인의 컨디션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요즘 컨디션은 좀 어떤가.

내 경우 몸 상태가 정말 중요해서 요즘은 휴식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시간을 잘 분배해 휴식과 훈련의 비율을 맞춰 최상의 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식단은 평상시 단백질 위주로 근육량을 유지하려고 한다. 비타민과 영양제도 거르지 않는다. 요즘은 매운 걸 좋아해서 유럽 식단에 고춧가루나 매운 소스들을 곁들여 꼭 챙겨 먹는다. 한국인은 역시 매운맛 아닌가(웃음).

-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포부에 대해 말해 달라.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첫 출전이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사명감이 느껴진다. 지난 4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정해준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만큼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스트리아에 오기 전 한국에서는 설질에 대한 데이터를 익히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무릎 부상으로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

부상을 여러 번 겪으면서 좌절도 있었다. 그래도 그 순간들이 올 때마다 긍정적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겪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오히려 더 성장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직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

자신감도 있었고 욕심이 좀 났던 대회여서 결과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생에 첫 출전이자 뜻깊은 동메달이어서 뭉클했다. 아시안게임의 한국 대표로 첫 출전 했고, 한국 여자 스노보드의 첫 메달이기도 해서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다. 이제까지 힘들었던 순간을 지나오면서 도와준 많은 사람이 생각났다. 더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서도 꼭 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이 든 대회이기도 했다.

 

신다혜 선수 ⓒ신다혜
신다혜 선수 ⓒ신다혜

- 올림픽이 끝나면 어떤 일이 가장 먼저 하고 싶나.

아직은 깊이 생각해본 적 없이 최종 목표인 올림픽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일단 그동안 집을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또 친구들도 만나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싶다. 그 후에는 해외여행도 가서 시간적 여유로움을 느끼며 푹 쉬고 싶다. 유럽으로 정말 많은 훈련을 가고 있지만, 여행으로는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다. 여행으로 유럽을 다시 찾고 싶다.

- 지금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군가. 

가족, 그리고 남자친구가 가장 보고 싶다. 항상 한결같이 나를 응원해주고 아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또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보고 싶다. 지금 이 모습들을 보고 계신다면 너무 자랑스러워하시고 기뻐하실 것 같다. 그 생각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거다. “엄마, 봉식이랑 나, 우리 끝까지 지켜봐 줘!”

 

신다혜 선수

1988년 출생

평택여고, 연세대 사회체육학과 학사 졸업

2004 스노보드 국가대표 발탁

2011 LG 스노보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대회 국가대표

2012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스타 명예체육교사

2012 FIS 코리아컵 여자 평행대회전 1위

2017 제8회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여자 회전 동메달

2017~2018 FIS 월드컵 스노보드 오스트리아 라켄호프 대회 평행 혼성 단체전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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