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 문제와 발목 부상 겪은 최다빈

대회 직전 근육 파열된 김하늘 

평창행 확정 짓고 기쁨의 눈물 

 

지난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싱글 1그룹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최다빈은 총점 190.12를 기록,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싱글 1그룹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최다빈은 총점 190.12를 기록,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뉴시스·여성신문

평창의 은반을 수놓을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부츠 문제와 발목 부상 등 갖은 고초를 겪은 최다빈, 대회 직전 근육 파열이라는 힘겨운 과정을 겪은 김하늘. 둘에게 이번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과정을 거쳐서일까. 평창행을 확정 짓자마자 두 사람 모두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최다빈(18·수리고·올댓스포츠)과 김하늘(16·평촌중)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출전을 확정했다. 최다빈은 7일 서울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2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6.01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전날 쇼트에서 얻은 64.11점을 더해 최종 190.12점으로 2위에 올랐다. 최다빈은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종합 10위를 차지해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권 2장을 따냈다.

최다빈은 5살 때 김연아를 보며 피겨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언니를 따라 신게 된 스케이트가 인생을 바꿔놨다. 11살 땐 5개의 트리플 점프를 구사했다. 지금은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며 피겨 여왕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ISU주니어그랑프리 2차(라트비아)·4차(오스트리아) 대회에서 동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김연아 이후 한 시즌 연속 주니어그랑프리 대회의 메달을 획득한 첫 한국선수이기도 하다. 2017년도엔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여자부 싱글 1그룹에 출전한 최다빈(수리고)이 쇼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여자부 싱글 1그룹에 출전한 최다빈(수리고)이 쇼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다빈의 최대 장점은 안정적인 점프력이다. 점프 신동이라고 불리며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를 정확하게 뛰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더 섬세한 감정 표현력을 갖춘다면 오는 2월 평창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에게 지난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6월 대장암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평창동계올림픽 1차 선발대회를 앞두고는 스케이트 부츠에 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지난해 7월 평창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에서 181.79점으로 우승을, 2차 선발전에서 168.37점으로 4위, 최종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은 후에는 가장 먼저 엄마를 떠올렸다. 최다빈은 이날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자 눈물을 훔쳤다. 그는 “1차 선발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올림픽에 나가게 돼 좋다. 엄마가 옆에 계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쿼터를 따내 후배(김하늘)와 함께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다빈은 새로운 기술 대신 자신의 안정적인 점프력을 기반으로 장점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다빈은 “내가 가진 기술을 안정적으로 올림픽 무대에 보이도록 깨끗한 연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싱글 1그룹에서 김하늘이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김하늘은 총점 176.92를 기록,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싱글 1그룹에서 김하늘이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김하늘은 총점 176.92를 기록,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다빈과 함께 평창의 은반을 수놓을 주인공은 김하늘이다. 김하늘은 1~3차 선발전 합계 510.27점을 기록했다. 국가대표 3차전에서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2.18점,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14.74점으로 최종 합계 176.92점을 기록했다. 김하늘은 이날 3차 대회 프리 도중 트리플 플립에서 착지 실수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지난해 7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표 1차 선발전에서 선배 언니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생애 처음 도전한 올림픽 출전은 본격적인 시니어 선수 생활을 알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최다빈은 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평소 신나는 댄스 음악을 보여주던 것과 달리 서정적인 프로그램 연기를 시도한 것. 150cm 정도로 또래 피겨 선수와 비교해 다소 작은 체구를 지녀 대부분 귀여우면서도 신나는 연기를 선보였지만, 시니어를 앞두고는 더욱 서정적인 음악으로 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 결과 탄생한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이 ‘맘마미아’다.  

김하늘의 트레이드마크는 ‘레이백 스핀’이다. 안정적인 연기와 함께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이기도 하다. 김하늘은 실제로 국제대회 연결 트리플 점프인 트리플토룹과 트리플루프를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스케이트를 탄지 6~7년 정도 됐지만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둘에겐 ‘피겨여왕’ 김연아가 롤모델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최다빈은 지난해 김연아와 같은 소속사 올댓스포츠에 합류해 조언을 받고 있다.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최다빈 선수가 대표팀의 언니로서 또 시니어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연아도 그를 주목했다. 김하늘은 지난 선발전 준우승을 차지한 뒤 김연아에게 평창 마스코트 인형 선물을 받았다. 갖은 고초 끝에 꿈의 무대에 서게 된 김하늘과 최다빈. 이들이 선배 김연아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을까. 오는 2월 12일과 23일 이들의 경기를 평창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7일 대회는 올림픽 국가대표 3차 선발전을 겸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가대표 1~3차 선발전 점수를 합산해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했다.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유영, 동메달을 차지한 임은수(15‧한강중)는 모두 나이 제한으로 올림픽 출전과 무관하게 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유영은 쇼트프로그램(69.53점)과 프리스케이팅(135.15점) 합계 204.68점으로 김연아에 이어 한국 사상 두 번째로 200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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