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클럽’ 바티칸에서 처음 고위직 오른 세 자녀 ‘워킹맘’
‘보이클럽’ 바티칸에서 처음 고위직 오른 세 자녀 ‘워킹맘’
  • 박윤수 기자
  • 승인 2018.01.03 08:49
  • 수정 2018-01-03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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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자타 바티칸 박물관장

바티칸 첫 여성 고위직 1년 


"취임 후에야 여성으로서

역할 의미 깨달아"


바티칸 젠더 인식

도약의 계기 기대

 

바바라 자타 바티칸 박물관장. ⓒmuseivaticani.va
바바라 자타 바티칸 박물관장. ⓒmuseivaticani.va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교황의 나라 바티칸시국은 1929년 독립국가가 된 이후 90여 년 동안 남성들에 의해 통치되어 온 나라다. 그러나 1년 전 이 ‘보이클럽’의 벽을 깬 한 명의 여성이 등장했다. 바티칸 최초의 여성 고위직인 바바라 자타 바티칸 박물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해 1월 바티칸 박물관의 첫 여성 관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최종 후보에 오른 6명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가 임명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 작업의 하나로 해석됐다. 바티칸 박물관장은 교황 선출 장소로 유명한 시스틴 성당을 비롯해 약 20만점의 예술품 및 유물, 교황관저와 여러 박물관을 관장하는 자리로 그동안 성직자나 남성이 맡아왔던 이 직위에 세 자녀를 둔 ‘워킹맘’인 그가 박물관장이 된 것은 바티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로부터 1년 후 자타 관장은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이라는 점이 이토록 큰 의미를 가졌는지 취임 후에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바티칸 내의 회의나 공적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수많은 여성들이 내게 다가와 ‘당신이 자랑스럽다. 당신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를 대표하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로마 출신의 자타 관장은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미술품 복원사였고 러시아 출신의 할머니 또한 화가였다. 1990년대 바티칸 유물 복원 작업에 참여하면서 바티칸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20여 년간 바티칸 도서관에서 문서자료 보존 책임자로 일해 왔다. 바티칸 박물관장은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바티칸의 문화적 자산과 건축물의 보존을 책임지고 있으며 이에 소요되는 예산만도 6000만 달러가 넘는다.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유피지 미술관의 독일인 관장인 아이케 슈미트는 “남성 중심적인 바티칸 내에서 그런 중요한 역할을 여성에게 맡겼다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바티칸의 젠더 인식이 한 단계 도약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황청은 자타 관장의 임명 이후 지난 3월엔 교황청 문화평의회에 여성 자문단을 발족시키며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작업을 시작한 바 있다.

자타 관장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당면 과제는 바티칸의 종교적 상징성과 관광지로서의 바티칸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일이다. 시스틴 성당에만 2017년 한 해 동안 6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이들은 박물관뿐만 아니라 바티칸 전체를 지탱하는 자원으로 박물관을 통한 관광 수입은 연 1억 유로(약 1283억)에 이른다. 하지만 관광객의 증가는 동시에 예술품의 손상 위험도 높아짐을 의미한다. 그는 작은 박물관들의 개장시간을 연장함으로써 시스틴 성당에 몰리던 관광객들의 관심이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타 관장의 행보는 바티칸 박물관뿐만 아니라 바티칸 사회 전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의 위상 제고와 역할 확대를 주요 사안으로 내걸었던 바티칸의 변화에 자타 관장이 끼칠 영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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