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차 WIN문화포럼

김재열 왑스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행복한 세계감성여행’ 

 

제38차 윈문화포럼이 21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초청된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작가가 ‘행복한 세계감성여행’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38차 윈문화포럼이 21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초청된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작가가 ‘행복한 세계감성여행’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사랑이요, 또 하나는 여행이다.”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작가)는 12월 21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 토파즈 A홀에서 열린 제38차 윈(WIN) 문화포럼에 연사로 초청돼 다음과 같은 두 개의 격언을 소개했다. 김 작가는 15년 이상 세계 여행지 통역과 문화해설안내 등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왑스(Web+Audio+Video+Story)란 도구를 사용해 세계여행인문강좌를 하고 있다. 이날은 ‘행복한 세계감성여행’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작가는 “우리 모두 제주도를 알고 있지만 한 번도 제주도 땅을 밟아보지 않았다면 그건 진짜 제주도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라며 “비행기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런 축복된 시대에 삶의 분주함에 떠밀려 이따금씩 해외여행을 떠날 망중한의 기회를 놓친다면 참으로 아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실제 해외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강연장에서 여행지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입체적이고 폭넓은 ‘인포테인먼트’ 공감강연을 시작했다. 구글의 지도 검색 서비스, 음악, 영화와 다큐, 지역 고유의 이야기 등 다양한 방법이 강연에 활용됐다. 강의에 앞서 그는 지난 십여 년간 다녀온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로마의 콜로세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등 상징적인 여행 장소 앞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공개했다.

 

제38차 윈문화포럼이 21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초청된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작가가 ‘행복한 세계감성여행’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38차 윈문화포럼이 21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초청된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작가가 ‘행복한 세계감성여행’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자, 여기 지도를 보시죠. 오늘 함께 갈 여행지는 이탈리아입니다. 12시간 정도의 거리인데요. 가상여행이니 저희는 3초 만에 왔네요. 기내식은 없습니다.(웃음) 이 화면은 이탈리아 지도입니다. 20개의 주가 있죠. 오늘 갈 곳은 ‘토스카나’와 ‘베네치아’입니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결국 저지른 사람의 것입니다. 궤도 밖으로 탈출했던 괴테가 이탈리아에 가서 무엇을 보고 왔을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해 봅시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창의적 영감을 받은 수많은 예술가가 있다. 그는 첫 번째 예술가로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를 꼽았다. 30대 후반의 괴테는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일을 수행하며 바이마르에서 성공적인 공무원으로 살고 있었다. 1786년 9월 3일 괴테는 자신의 37번째 생일날 가방 하나를 달랑 들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1년 9개월간 이탈리아를 여행한 그는 이후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라는 유명한 책을 남긴다. 이 책은 독일의 문학 사조가 바뀌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라틴족의 삶을 규정짓는 3가지 단어가 있다. ‘칸타레’(노래하다) ‘아모레’(사랑하다) ‘만자레’(먹다). 그가 화면에 나온 세 가지 단어를 가리켰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음악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아레초라는 마을의 구이도라는 성직자가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계명을 최초로 만들었습니다. 구이도가 만든 음악이 ‘성 요한 찬가’(Ut queant laxis)입니다. 인류 최초로 만든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들어보시죠.” 음악이 나오자 포럼 회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김 작가는 설명을 이어갔다. “두 번째 여행지는 베네치아입니다. 베네치아로 가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를 만나보시죠. 안토니오 비발디 교회에서는 카니발 때 버려진 아이들을 거둬서 가르치고 성가대로 길러냈다고 합니다. 안토니오 비발디가 그 고아들과 보육원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유명한 ‘사계’를 작곡했다는 석판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보육원은 현재 호텔로 바뀌었다는데요, 여행지 숙소로 묵으면 참 의미 있겠죠?” 그는 겨울 1악장과 2악장을 연이어 들려줬다.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재열 왑스(WAVS)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탈리아에서 창조적 영감을 받은 또 다른 여행자는 바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다. 김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 약간의 상상력을 더한 역사적 픽션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그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아이들의 인생을 바꾼 청소년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한 지하 차고에서 시작됐다. 궁핍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카라카스 아이들은 악기를 배움으로써 삶의 소중함과 희망을 깨닫게 됐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무료 음악 교육 프로그램으로, 40여년이 지난 지금 엘 시스테마는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 천재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에딕슨 루이즈. 두다멜을 보던 꿈나무 지휘자 디에고 마테우즈까지. 모두 엘 시스테마 출신입니다. 여행을 통한 창의적 영감이 없었다면 이들은 아무런 희망 없이 아직도 빈민촌에서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 고향으로 돌아가 기관을 만들고 인재를 배출한 친구가 다시 부메랑처럼 베네치아에 와서 지휘자가 됐습니다. 이보다 더 극적인 여행 이야기가 있을까요? 오늘 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김 작가는 현재 세계여행 스토리텔러이자 여행자클럽 ‘아랑곳’ 운영자, 법무연수원 세계감성여행 교수, SBS 이숙영 러브FM ‘앉아서 세계 속으로’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1500시간 분량의 왑스(WAVS)라는 독창적인 강연 방식을 활용해 Web(구글의 지도 검색 서비스), Audio(음악), Video(영화·다큐 등), Story(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합친 개념으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여행’을 할 수 있게 한다.

한편  이날 포럼은 서은경 상임대표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특별히 연말을 맞아 양윤정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회도 진행됐다. 윈문화포럼은 여성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며 격월로 명사를 초청해 포럼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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