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 차례야. My Turn”

파워풀한 에너지를 쏟아내며 ‘외로운 밤이면 밤마다’를 열창하던 인순이가 4년만에 새 앨범을 냈다. 디스코 리듬을 하우스 댄스로 편곡한 타이틀 곡 ‘Tell Me’를 비롯해 피아노 연주에 재지한 느낌을 가미한 ‘인생’, 탱고 리듬에 아코디언과 바이올린의 사운드를 채워넣은 ‘최면’등 다양한 곡들이 인순이의 독특한 음색과 어우러져 있다.

라이브 무대의 단골가수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에게 이번 앨범 은 큰 의미가 있다. 이 앨범은 누가 보아도 23년 그의 가수 생활에 큰 전환점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평가가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지는 그에게는 지금이 미국의 빌리 홀리데이나 캐롤 키드 또 패티 김처럼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듯 여겨지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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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출시 기념 공연을 가졌는데.

“생각보다 대중들의 반응이 좋았다. 감사한다. 내 노래로 무대를 꾸미는 게 오랜 꿈이었는데. 오래 걸렸지만 이렇게 나의 곡들이 나오니 기쁘다. 이번 앨범은 나의 팬인 30대 이상을 고려했다. 나의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댄스 곡부터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줄 수 있는 곡까지 다양하게 꾸몄다. ”

-열린 음악회나 라이브 카페 등에서 대중들과 끊임없이 만나왔다.

“열린 음악회 등 TV의 라이브 무대는 대중과 호흡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대에 힘을 실어주는 파워풀한 곡으로 꾸며지다 보니 가슴의 섬세한 느낌, 호흡을 그대로 전하기 어려웠다. 그런 갈증을 해결해 주는 곳이 라이브 카페다. 물론 우리 같은 중견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라이브 카페에 서기도 하지만 그곳에 온 여성들과 우리의 이야기,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노래하는 그 시간을 사랑한다. 특히 여성들은 나의 노래와 이야기에 눈물 흘리기도 한다. 자신은 없어지고 가족만 남아버린 여성들에게 나의 노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

-TV의 한 시사프로에서 “가수가 매니지먼트 회사의 노예”인 것처럼 방송해 논란이 많다.

“다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다. 방송사의 경우 음악프로 담당자는 최소한 음악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 대중을 위한 음악방송이라면 우리 가요계의 큰 줄기는 어떠하며 어떤 가수들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

“경제적인 부분이다. 중견 가수들이 히트곡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못번 경우가 허다하다. 돈을 벌려면 부동산 했어야 했다는 자조섞인 얘기도 한다. 앨범 한장 만드는 데 몇억씩 드는 게 현실이라 앨범 내고 싶어도 못내는 실력있는 가수들이 많다.”

-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쇼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카네기 홀에 섰을 때도 느낀 거지만 대중들에게 꽉 찬 무대를 선물하고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좋아하나 보다.”

- 여자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후배들도 자기 생각이 있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 그러나 대학-그는 동덕여대와 명지전문대에서 강의하고 있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소리의 기본보다 기교를 먼저 배워버린 학생들을 간혹 본다. 노래를 길게 할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은.

“21일 수원 문예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9월까지 전국 투어를 할 예정이다. 10월쯤 서울에서 앵콜공연을 하고 내년쯤 재즈를 공부하러 미국에 갈 생각이다. 내 목소리가 재즈에 맞는 것도 같고 늘 하고 싶었던 장르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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