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우먼서 만난 록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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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비약이라고 할지 모른다. 3호선 버터플라이, 그들의 노이즈 섞인 음악 사이로 남상아의 보컬이 흘렀을 때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을 떠올렸다면. 너바나의 헤비한 사운드를 관통하던 저음의 맑은 목소리는 너바나에 열반의 향기를 더한다고 생각했었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보컬 남상아의 작은 몸에서 나오는 그런 저음은 밴드의 노이즈 강한 사운드와 섞여 뭔지 모를 청량함을 주고 있다.

밴드의 멤버 전원이 3호선 근처에 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곳에 도달하고 싶은 꿈을 의미하는 ‘나비’를 그 뒤에 붙였다는 이들이 모인 건 1999년. 남상아, 문화평론가와 시인으로 유명한 성기완, 김상우, 여기에 삐삐롱스타킹의 박현준이 베이시스트로 들어오면서 팀이 꾸려졌다고. 이들이 작년 첫 앨범 을 냈다. 남상아는 이 앨범에서 ‘말해줘봐’‘별을 안았다’‘거울아 거울아’ 등 6곡을 썼다.

여성주의는

‘나도 너처럼 하겠어’

당해봐라식 복수 아닌

부당한 차별 바꾸려는 노력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됐는지. 그것도 록을? 계기가 있었나요.

“음악은 어릴 때부터 사랑했었고, 또 하고 싶었습니다. 록에의 애정은 고등학교 때에 부모님 직장관계로 영국에서 살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으로 그 상황을 회피하려 했었는데 그 시기에 확실해졌던 것 같군요. 그 후로 지금까지 록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또 가르쳐준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음악적인 장르에도 또한 애정을 갖게 되었고 앞으로도 또 새로운 음악적 코드를 발견하고 배워가려 합니다.”

-여성록커로 힘든 건 없는지.

“다른 삶을 살아보지 못했기에 -또 그럴 수도 없겠지만- 음악을 하는 삶이 특히 더 어려운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참 힘든 작업이잖아요. 제대로 살아있는, 깨어있는 나를 유지한다는 게 말이죠. 그래도 제게 남아있는 정열과 사랑하는 사람들, 친구들이 힘이 되요.”

-여성주의는 어떤 것이라 생각하세요.

“인간을 칭하는 말인 man이란 단어에서도 보이듯이 남자만이 갖는 인권이 따로 있는 것이겠지요. 여성주의는 그러한 역사에 통분함으로써 시작되는 것일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영역의 다툼이거나 ‘나도 너처럼 하겠어’, 당해봐라 식의 복수도 아닐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부당한 선입견과 부당한 방식의 분류와 차별을 왜 타성(他性)이지만 인간임이 분명한 존재에게 해야 하는 것인지 -남성이 여성에게든 여성이 남성에게든- 에 의문을 가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그것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지금 행해져한 한다는 것 또한 분명히 알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계획은

“2집 앨범 준비중이고요, 7월 21일~22일 국립극장에서 좀 특별한 공연을 준비중입니다. 그리고 7월 30일 소요산 락 페스티발에 참여할 예정이고요.”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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