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화 성의식 바꾸는데 방점 찍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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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성폭력은 상당히 낯선 개념으로 입에 올리기조차 꺼리던 분위기였죠. 여성운동계에서조차 성문제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하지만 성폭력 문제야말로 여성들 사이의 계층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여성이라는 조건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연결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10주년을 맞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 최영애 소장의 성폭력 운동 경력도 10년이 됐다. 이화여대 여성학과 대학원 시절 공부를 계속하기보다는 현실의 여성들 속에 뿌리박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최 소장은 강간위기센터와 여성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레이저를 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여성학자로부터 외국의 성폭력상담소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은 바로 이거다’라고 결심했다. 여기저기서 온갖 자료를 모으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1991년 4월 13일 한국성폭력상담소 간판을 달았다.

최 소장은 10년을 반추하며 가장 안타까운 일로 올해 초에 발생한 ‘나눔의집 원장 사건’을 꼽는다. 절대적인 폭력을 동원한 강간이나 성폭력으로 생각하지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까지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은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런 심리 상태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없어질 뿐 아니라 비난에 찬 주위의 시선 등으로 인한 후유증도 매우 깊습니다. 이러한 일이 자신의 딸이나 누이동생에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 역지사지 정신이 필요합니다.”

최 소장은 그간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위기 상담에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피해자 구제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그들이 사회에 복귀했을 때 또다른 고통을 겪지 않도록 성에 대한 인식과 성문화·규범을 바꿔가는 데 노력 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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