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참석

길 할머니, 배우 한지민과

함께 ‘고향의 봄’ 제창

 

서울시는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1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8월 29일 ‘기억의 터’ 제막식 후 시민들이 작품을 둘러보는 모습. ⓒ이정실 사진기자
서울시는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1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8월 29일 ‘기억의 터’ 제막식 후 시민들이 작품을 둘러보는 모습. ⓒ이정실 사진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서울 남산 옛 통감관저터에 만든 추모공원 ‘위안부’ 기억의 터가 오는 26일 1주년을 맞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시고 1주년 기념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시는 “일제의 한일합병 강제조약이 체결된 남산공원 통감관저터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가 조성된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기억의 터에는 약 2000명의 시민들이 방문해 피해 할머니를 기리고 ‘위안부’ 역사를 배웠다”고 말했다.

기억의 터는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시민단체 등 약 2만 여명이 모은 3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8월 29일 조성됐다. 1910년 8월 29일은 일제가 강제로 한일합병조약을 공포한 날로, 경술국치일을 잊지 않기 위해 시는 이날 기억의 터를 조성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 설치돼 있는 ‘대지의 눈’. ⓒ서울시 제공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 설치돼 있는 ‘대지의 눈’. ⓒ서울시 제공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는 할머니 247명의 이름과 증언을 시기별로 새긴 ‘대지의 눈’과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글귀가 4개 국어로 새겨진 ‘세상의 배꼽’이 설치돼있다. 두 작품은 기존의 ‘통감관저터 표지석’과 ‘거꾸로 세운 동상’과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시가 기억의 터에서 운영한 ‘문화해설 프로그램’은 ‘위안부’ 제도 역사, 일본 제국주의 역사 등과 함께 기억의 터 주변 인권 탄압의 현장을 보여주며 인권·역사교육을 진행했다. 문화해설을 들은 시민 외에도 단체·개인 방문객이 이곳을 찾아 1년간 2000여명이 다녀갔다고 시는 밝혔다.

26일 행사에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최영희 기억의 터 추진위원장,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한명희 여성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기억의 터 시민 홍보대사인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배우 한지민이 참석한다. ‘기억하는 사람들’은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할머니들의 인원수와 같은 239명으로 구성됐다. 시는 “‘위안부’ 문제가 나 자신, 우리 모두의 역사임을 인식하고 이를 알려 해결에 함께 나서겠다는 시민들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나비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첫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갖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1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나비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첫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갖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행사에선 13세 때 만주로 끌려가 가수의 꿈을 이루지 못한 길원옥 할머니가 음반을 발매한다. 길 할머니는 지난 14일 세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에서 서울 청계광장 무대에 올라 가수 데뷔를 했다. 할머니는 이날 기억의 터 홍보대사인 배우 한지민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노래 ‘고향의 봄’을 부를 예정이다.

또 김복동 할머니 축사에 이어 미래세대 위촉장 전달식이 열린다. 기념식 참석자들은 ‘할머니와의 약속’ 낭독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도 한다.

이날 행사에선 ‘위안부’ 역사를 배우는 일본군‘위안부’ 관련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나만의 소녀상 만들기’, ‘희망돌탑 쌓기’ 등을 통해 돌아가신 피해 할머니들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은 37명으로 할머니들은 사반세기를 싸우고서도 아직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며 “기억의 터가 인권 평화운동을 전개하는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 앞으로도 시민들의 역사와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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