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보고 후 6년만에 정부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자 임성준군에게 야구선수 피규어를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자 임성준군에게 야구선수 피규어를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을 면담한 자리에서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이다”라면서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뒤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6년여만이다.

이날 면담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14살 임성준 군과 권은진·최숙자·김미란·조순미·김대원씨 등 피해자 가족 대표들이 청와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분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늘 가슴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렇게 뵙게 됐다"며 "우리 아이와 가족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그것이 거꾸로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부모님들이 느꼈을 고통·자책감·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결과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피해 발생 후에도 피해 사례들을 빨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피해자들과 제조기업 간의 개인적인 법리관계라는 이유로 피해자들 구제에 미흡했고 또 피해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환경부가 중심이 돼서 피해자 여러분의 의견을 다시 듣고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특별구제 계정에 일정 부분 정부예산을 출연해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우원식 원내대표와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청와대의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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