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나무로 6차 산업하는 융복합 기업 만들고 싶어”
“황칠나무로 6차 산업하는 융복합 기업 만들고 싶어”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8.08 12:06
  • 수정 2017-08-10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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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조합·여성신문 공동기획

전남 장흥군 임업인 문기자 대표

남편과 황칠나무 재배로 융·복합 사업

재배부터 진액 제조·유통·음식점까지

축구장 500배 크기 땅에 황칠 재배 

“대한민국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전남 장흥군 천관산 일대에서 남편과 함께 황칠나무를 재배하는 문기자 황칠나라 대표. 문씨가 황칠나무 묘목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전남 장흥군 천관산 일대에서 남편과 함께 황칠나무를 재배하는 문기자 황칠나라 대표. 문씨가 황칠나무 묘목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산림산업이 임산물 유통과 가공, 문화와의 융·복합 사업 등 산림의 부가적 활용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목재사업 중심의 남성 전유물이라는 인식에서 조금씩 탈피하고 있다. 전남 장흥군에서 만난 문기자(51) 황칠나라 대표는 남편인 박도원 황칠다담(주) 대표와 함께 고향인 장흥에서 황칠나무를 재배해 융·복합에 성공한 대표적인 여성 임업인이다. 임야 1만5000평 대규모 재배와 진액 생산, 음식점 가맹사업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나가며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어 지자체의 관심은 물론 40만명이 넘는 산림조합중앙회 회원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고 있다.

‘덴드로 파낙스 모비베라(Dendro Panax Morbifera LEV)’가 학명인 황칠나무는 인삼·가시오갈피와 함께 세계 3대 파낙스(인삼) 계열 약용식물로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면 황색 액이 나와 염료·도료로 쓰인다. 황칠나무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남짓이지만 삼국사기 등에서 볼 수 있듯 한반도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온 식물이다. 효능에 대해서도 조선시대 백성의 병을 돌보는 혜민서에서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약재로 쓰여져 있다.

다산 정약용은 “보물 중의 보물은 황칠”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국립수목원에도 ‘약용으로 사용될 경우 효능은 거풍습, 활혈에 좋다’고 소개하면서 ‘민속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수종’이라고 언급했다. 거풍습이란 관절염 등을 제거하는 것이고, 활혈은 혈액 순환을 돕는다는 뜻이다.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술훈련원 이재현 원장은 “서귀포가 진시황의 명령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왔던 서시 일행이 이곳에 머물다가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전설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진시황에게 가져간 불로초가 영지버섯과 황칠나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기자·박도원 부부가 황칠나무 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부부는 그 전까지 녹차, 뽕잎차 등을 생산하면서 다른 사업을 병행해왔으나 부도를 잇따라 맞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건강까지 크게 나빠졌다.

“남편이 간이 나빠져 황달이 심하고 잇몸이 주저앉아 입원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병원비가 없으니 치료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어요. 그때 누런 얼굴을 본 지인이 황칠을 끓여먹어보라고 권유를 했고요.” 그때 효과를 본 박 대표는 주저없이 황칠에 미래를 걸기로 했고, 문대표의 친정어머니 소유의 산비탈에 재배를 시작했다.

 

전남 장흥군에서 황칠나무를 재배는 문기자(오른쪽)·박도원 부부. 문씨는 음식점 황칠나라 대표를 맡고 있고, 박씨는 황칠나무 진액을 제조판매하는 황칠다담 대표를 맡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전남 장흥군에서 황칠나무를 재배는 문기자(오른쪽)·박도원 부부. 문씨는 음식점 황칠나라 대표를 맡고 있고, 박씨는 황칠나무 진액을 제조판매하는 황칠다담 대표를 맡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여러 고증이 남아있고 건강에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도 황칠나무가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문 대표는 먼저 제한된 재배조건을 꼽았다. 문 대표는 “우리 고유수종이어서 외국에서 거의 재배되지도 않고, 아열대식물이어서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다가 전남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된지 15년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적으로도 높은 가치와 희귀성 때문에 조선시대에 중국이 황칠나무에 대해 과도한 조공과 공납을 요구했다. 이에 지방 관리들의 수탈이 심해지자 백성들이 이를 피하려고 나무를 베어내고 감추면서 잊혀져 갔다는 연구자료를 인용해 소개했다. 황칠나무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고 대중화되고 있고 전남도 차원에서 아예 황칠을 재배 작물로 권장하면서 재배하는 임업인의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문 대표 부부는 그들 중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 대표는 황칠의 황색 수액에는 독이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를 법제해 약효를 진액으로 추출하는 법제가 중요한데 20년간 차를 가공하는 기계를 계속해서 개발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황칠에 적용해 스스로 연구하고 터득한 노하우와 특허를 갖고 있다고 했다.

“황칠나무를 진액으로 추출하는 법제(法製) 기술이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진액을 만들 잔가지와 잎을 채취하는 시기, 이것을 진액으로 만들기 위해서 덖는 시점과 방법이 중요한데 우리만의 노하우다.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진액 성분에서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박 대표에 따르면 최근엔 이웃 지역인 해남 출신의 유명 제약사 부사장도 찾아와 함께 사업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박 대표의 진액제품을 복용해서 효과를 봤기 때문에 헛개차처럼 대중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는 것. 그러나 기업 측이 제시하는 금액과 생산 단가가 너무 맞지 않아서 박 대표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나무도 재배하고 직접 진액으로 가공해 제공하는 입장에서 얼토당토 않는 가격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 대표가 한옥을 리모델링해 오리백숙 음식점인 ‘황칠나라’를 운영하고 가맹사업을 하는 이유도 생산·제조업체에 마진이 돌아오지 않는 불합리한 유통 구조 때문이었다.

“임산물 가공으로 성공하는 건 불가능하다. 벤더를 만나고 방문판매도 해보고 유통사무실도 차려봤는데 다 실패하더라. 우리나라 유통구조가 제조업자를 망하게 한다.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다면 식당사업을 안했을 거다. 제조업 공장가격이 소비자 단가의 18% 넘으면 벤더들이 물건을 안 쓴다. 자기는 82%를 갖겠다는 말이다. 맨투맨으로 식당을 한곳씩 뚫게 된 이유다.”

 

전남 장흥군에서 황칠나무를 재배하는 문기자 대표. 음식점 황칠나라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전남 장흥군에서 황칠나무를 재배하는 문기자 대표. 음식점 황칠나라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부부는 최근엔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천관산 일대 임야 120만평을 매입했다. 축구장의 500배가 넘는 면적이다. 곳곳에 기암괴석이 있고 특히 부처바위는 여행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숲을 가능한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무 사이사이의 잡목을 정리하고 황칠 나무를 심고 있다. 짧게는 10년 후, 후대까지 바라보면서 황칠의 대량 수요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휴양과 관광도 접목하고 싶다고. “1차 산업인 임업과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복합화로 결합시킨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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