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되는 연극 ‘비너스 인 퍼(Venus in Fur)’가 오는 25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첫 공연을 선보인다.

‘비너스 인 퍼’는 ‘마조히즘’이라는 말을 탄생하게 만든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L.R.von Sacher-Masoch·오스트리아 작가)의 유명한 동명 소설을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가 각색한 작품으로, 권력에 따라 변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에로틱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 2인극이다.

고전 희극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기로 유명한 데이비드 아이브스와 뮤지컬 ‘시카고 리바이벌’ 공연으로 토니 어워즈를 수상한 연출 겸 안무가 월터 바비가 함께 했다. ‘비너스 인 퍼’는 2010년 초연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연장 공연을 했다.

이듬해인 2011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이번 시즌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섹시하고, 가장 재미있고, 가장 칭찬 받는 새로운 연극”으로 화제가 됐고, 2012년 토니 어워즈 최우수 연극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벤다 역을 맡은 니나 아리안다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너스 인 퍼’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오가며 권력과 젠더, 이성과 본성의 문제를 파고든다. 두 인물 사이의 갈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무대 양면에 배치한 객석이 눈길을 끈다. 런웨이 무대에서의 시각적 거리감은 인물 간의 심리적 거리를 표현하며, 빛과 어둠의 대비가 강조된 조명은 극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무대 디자인은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블랙메리포핀스’ 등을 작업한 황수연 디자이너가 맡았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광해, 왕이 된 남자’, ‘황진이’, ‘말아톤’ 등의 음악감독이자 2015년 52회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한 김준성 감독의 무대음악도 기대를 모은다. 아날로그 감수성을 유지하며 불규칙적인 사운드와의 조화는 극을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또 뮤지컬 ‘오! 캐롤’, ‘드라큘라’, ‘두 도시 이야기’의 조문수 의상 디자이너가 시대성과 현대성을 표현하는 모노톤 의상을 선보인다.

‘비너스 인 퍼’에서 새디스틱한 연출가 토마스 역은 이도엽, 지현준이 맡았으며, 당돌한 배우 벤다 역에는 방진의, 이경미가 캐스팅됐다. ‘명동 로망스’, ‘씨왓아이워너씨’, ‘스프링어웨이크닝’ 등으로 유명한 연출가 김민정이 연출을 맡았다. 8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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