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품은 이화여대 해외봉사팀

미국서 한국 입양 아동 위해

한국의 문화, 역사, 가르쳐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발레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해외봉사단 ⓒ조기숙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발레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해외봉사단 ⓒ조기숙

나는 2주간 이화여자대학교 해외봉사단을 인솔해서 미국 미네소타에서 하는 ‘캠프조선’에 다녀왔다. 캠프조선은 미국에 입양된 한국인 초중고 학생들에게 한국의 문화, 언어, 역사와 사물놀이, 그림 등의 예술을 가르치는 캠프다. 이화여대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공모해서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이 두 달간 입양아들을 위한 교육내용과 교안을 성실하게 준비해 와 입양아들을 가르쳤다. 어떤 입양아는 한국인을 처음 봤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언니, 누나들과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모두에게 감격이자 의미다.

미네소타는 한국 아동 입양을 가장 많이 하는 주다. 그 역사를 따져보면 한국전 당시 한국의 겨울이 너무 추워 추위에 강한 미네소타의 젊은이들이 9만5000명이 참전했다고 한다. 이는 미네소타 인구의 5%로 미국 주 중에서 가장 높은 참전율이다. 또한 1955년부터 7년간 진행된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미네소타 의대에서 서울대학교 교수들을 초청해 선진의료를 가르쳤다. 게다가 북유럽 이민자가 많아 인종에 대한 편견이 덜해 한국 아동입양을 많이 하게 됐던 것이다. 현재 미네소타에 사는 한국인 입양인은 약 1만80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 딸(Ella, 7세)과 아들(Wes, 2세)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 던(Dawn)씨에게 왜 한국 아기를 입양했냐고 물어보니 “미국 국내 입양인 경우에는 아기의 친부모가 원하면 만나게 해 줘야 되고 그의 요구를 계속해서 들어줘야 된다”고 한다. 즉 지속적으로 친부모와 관리기관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입양할 경우 이런 감독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부모로서 100%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니 “미국 국내입양보다 경비가 많이 들더라고, 그게 훨씬 마음이 편하다”는 얘기다. 아이에게 뿌리를 알게 하려고 한국 캠프에도 참여시키고 한국에도 데리고 다니는 미국 부모들에게 진정 감사한다. 하지만 입양을 해서 아이를 학대하고 그 아이가 잘못된 경우도 있다. ‘아기수출국’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해외입양을 통해 수입을 올린다니 이 문제는 면밀히 검토를 해야 할 사항이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꼭 내가 배 앓아서 낳은 새끼만이 내 자식인가. 한국 아기와 아프리카 아기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백인 부모를 보며 혈연을 초월하는 가족의 경지를 본다. 2000년대 이후의 한국의 입양은 미혼모의 아기가 다수다. 한국사회는 급격히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어 아이를 낳는 것이 ‘애국’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왜 아직도 해외입양이 국내입양보다 훨씬 많은가? 한 아기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키우는 것은 비단 생모만의 일이 아니라 그 사회의 몫이다. 미혼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친모가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라면 그 사회에서 키우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이 낳아서 기르는 것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먹이고 공부시키는 것이 극심한 경쟁의 연속이다. 연애, 결혼까지 포기한 세대가 자식을 입양한다는 것은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사회는 두 극단이 존재한다. 자식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보통 사람들이 살아남기 힘든 사회다. 한국사회는 극심한 경쟁, 지나친 빈부 격차, 죽은 교육, 취업의 어려움, 출산 포기, 미혼모 발생, 해외 아기수출국 등이 모두 다 엉켜져있다. 학사 위에 석사, 석사 위에 박사, 박사 위에 봉사라는 말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이러한 봉사활동이 이 사회를 바꾸는데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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