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폭력방지 계획 수립

관련 전담기구도 설치

피해자 보호 체계 강화·

지원 시스템도 구축

 

만취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는 데이트폭력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젠더폭력방지기본법 제정을 위한 밑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대선후보 당시 여성신문과 범여성계 연대기구가 마련한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여성이 살기 가장 나쁜 나라 아닙니까? 여성이 안심하고 길을 걷기도 어려운 나라입니다”라면서 “문재인이 확실하게 뜯어고치겠습니다. 여성의 관점에서 차별은 빼고 평등은 더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젠더폭력방지기본법’을 제정하고 젠더폭력방지 계획을 수립하고 전담기구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에 묻지마 폭력까지 여성혐오의 이름은 자행되는 각종 범죄 때문에 여성 51%는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면서 “공교육에서부터 성폭력교육이 이루어져 아이 때부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법 제도의 개입이 필요한 이유로 “그동안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에서 국가는 남녀 사이에 가급적 개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처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늘고 있다”면서 국가가 법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현재 젠더폭력방지기본법 제정을 위한 검토와 논의는 여성 인권 분야 전문가인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의원실 담당자는 “여러 현장 관계자들과 이미 간담회를 가졌고, 관련 전문가들과 수차례논의를 통해 기본틀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데이트폭력·디지털 성폭력 등 젠더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체계 강화 방안 뿐만 아니라 젠더폭력 특수성이 반영된 피해자 지원 시스템 구축 등도 포함된다. 

 

데이트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여성의전화가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017명 중 61%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경험한 데이트폭력 유형은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신체적, 성적 통제·폭력 등 총 여섯 가지였다.

폭력 유형별로는 통제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62.6%로 가장 높았다. 성적 폭력 피해가 48.8%, 언어적·정서적·경제적 폭력 피해 45.9%, 신체적 폭력 피해가 18.5%로 뒤를 이었다. 또 여섯 가지 유형의 데이트폭력을 모두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도 11.5%에 달했다.

한편 19일 온라인에선 술에 취한 남성이 길가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영상을 보도한 YTN에 따르면 전날 새벽 술에 취한 A씨(22)는 서울 신당동에서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했고그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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