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제주2017, 서귀포 하얏트리젠시호텔서 16일까지

50여 갤러리와 공예부스 작품·상품 2000점 무료 전시

직장에 반차 내고 작품보러 왔다는 제주도민들

“더 많은 지역주민들이 올 수 있길 바란다”

홍명표 조직위원장, 강명순 대표 등 주도

 

13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에서 아트제주2017이 개막됐다. 탁윤태 JIBS대표, 오광협 전서귀포시장, 이중환 서귀포시장, 강명순 아트제주대표, 홍명표 아트제주2017 조직위원장,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류즈페이 중국부총영사, 유현순 KTV대표, 홍혜경 KBS제주방송총국장, 패트릭베로브 하얏트리젠시제주 총지배인,   배우 구혜선, 이왈종 화백, 강명순 연갤러리 관장(왼쪽부터)이 개막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아트제주2017
13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에서 아트제주2017이 개막됐다. 탁윤태 JIBS대표, 오광협 전서귀포시장, 이중환 서귀포시장, 강명순 아트제주대표, 홍명표 아트제주2017 조직위원장,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류즈페이 중국부총영사, 유현순 KTV대표, 홍혜경 KBS제주방송총국장, 패트릭베로브 하얏트리젠시제주 총지배인, 배우 구혜선, 이왈종 화백, 강명순 연갤러리 관장(왼쪽부터)이 개막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아트제주2017

무더위 속에 극성수기를 맞은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의 특급 리조트 호텔에서 대규모 문화예술행사가 마련됐다. 하얏트리젠시제주의 객실 2개층과 연회장 등이 갤러리와 전시부스로 탈바꿈한 것이다.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은 자신들의 객실에서 나와 전시장이 된 다른 객실들을 편하게 드나들며 저명 작가들의 회화와 조형물들을 둘러봤다. 무료 감상의 기회뿐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작품은 구매도 할 수 있다. 자연경관과 먹거리 중심의 제주관광을 넘어서 문화예술의 접목을 통해 제주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야심찬 취지로 시작해 올해 2회째를 맞이해 13일 개최된 ‘2017아트제주’ 풍경이다.

2017아트제주는 휴양과 예술을 접목한 아트페어로 기획됐다. 여기에 문화예술상품의 주 소비층으로 분류되는 특급호텔 이용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호텔페어’라는 방식도 더했다.

이날 저녁 어스름이 내려 앉자 시작된 개막식은 안개 낀 서귀포 앞바다를 정원 삼아 운치를 더했다. 제주관광의 품격을 높인다는 취지로 제주도 안팎에서 다양한 인사들이 모여들자 제주지역 문화예술업계 종사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오랜 기간 문화예술인들에게 척박했던 한 제주에서 미래를 향한 활로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대형 갤러리나 미술관이 없는 제주도에서 작품을 사고 파는 시장인 아트페어가 열린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처음 열린 제1회 아트제주와 비교해 올해는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제주에서 28년간 살고 있는 이왈종 화백과 제주 출신의 백은주 작가 외에 연예인 중 대표적인 회화작가인 하정우·구혜선 씨의 특별전도 마련돼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했다. 작품은 전시하지만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던 구혜선 씨도 이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중섭탄생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홍영표 아트제주2017 조직위원장은 “아트제주는 이제 막 시작했지만 두 가지 꿈이 있다”면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제주가 세계적인 고품격관광지로서 인정을 받는데 예술 관광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고, 여기에서 아트제주가 큰 역할을 맡고자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앞으로 아트제주가 제주도민과 미술계의 사랑을 먹고 성장해 아트바젤과 같은 세계적 아트페어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트제주2017이 열리는 서귀포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에서 관람객들이 전혁림 화백의 판화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아트제주2017
아트제주2017이 열리는 서귀포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에서 관람객들이 전혁림 화백의 판화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아트제주2017

행사 첫날 정식 개장을 하기도 전부터 호텔을 찾아 기다린 제주도민들도 적지 않았다. 제주시에서 왔다는 현정림(54), 김산옥(54)씨는 전시회를 보기 위해 회사에 반차를 내고 왔다고 했다.

현 씨는 “제주도에는 문화예술행사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다”면서 “이름만 접했던 이왈종 화백의 그림을 보니 따뜻하고 정감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행사 장소가 호텔이라는 점에도 점수를 높게 매겼다. 30년이 넘은 서귀포의 대표적인 명소지만 특급호텔이다보니 방문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작품을 무료로 볼 수도 있고 객실도 구경할 수 있어 또 다른 재미가 있다는 것.

서울에 갈 때면 꼭 미술관에 들른다는 김씨는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낯선 예술품을 보면 생각이 넓어지는 것 같아 일부러 찾게 된다”면서 “더 많은 지역주민들이 아트제주에 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회사 동료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구혜선씨가 다재다능해서 좋아한다. 내일 공개될 그림도 기대된다”면서 “구씨가 어떻게 해서 이런 재능을 갖게 됐는지 성장 배경이 궁금하니 꼭 물어봐달라”고 기자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의 객실 일부가 16일까지 작품 전시 갤러리로 꾸며져 호텔 투숙객은 물론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트제주2017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의 객실 일부가 16일까지 작품 전시 갤러리로 꾸며져 호텔 투숙객은 물론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트제주2017

이번 행사는 16일까지 계속되며 박영덕갤러리, 이정갤러리, 엄갤러리, 스페이스 나인 등 50여개 갤러리와 25개 공예전 부스가 2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또 지역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아트 컨퍼런스와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창작대회도 열린다.

제주 갈옷 브랜드인 ‘몽생이’의 양순자 대표는 “도시보다 제주지역 예술인들의 어려움은 더 큰데, 이렇게 예술인들을 인정해주고 자리를 마련해줘서 뜻깊다”고 주최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몽생이는 조랑말의 제주도 방언이다.

강명순 아트제주 대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마이애미 페어처럼 제주가 예술관광의 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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