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친 1년, 성평등 국회 만들어야”
“박진감 넘친 1년, 성평등 국회 만들어야”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7.06.27 10:01
  • 수정 2017-06-29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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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은 정세균 국회의장

누리과정 합의·대통령 탄핵 등 큰 변화 이끌어낸 1년이라 자부

후반 1년은 개헌·협치·민생에 집중

여성정치인, 비리 없고 생활정치 능해

특위 구성 시 여성 참여율 더 늘어나야

“여성 국회부의장 나올 때 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외교적 참사…

명분·실리의 투 트랙 전략으로 가야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손목에 찬 정 의장은 집무실 책상 위를 지키는 ‘세균맨’(만화 ‘호빵맨’의 악역 캐릭터로 이름 때문에 애칭이 됐다) 인형과 ‘루피’(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정 의장을 닮았다) 인형을 가리키며 지지자가 보내준 선물이라고 했다. 특히 루피 인형은 여고생이 탈핵 운동에 앞장서달라는 당부와 함께 보낸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손목에 찬 정 의장은 집무실 책상 위를 지키는 ‘세균맨’(만화 ‘호빵맨’의 악역 캐릭터로 이름 때문에 애칭이 됐다) 인형과 ‘루피’(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정 의장을 닮았다) 인형을 가리키며 지지자가 보내준 선물이라고 했다. 특히 루피 인형은 여고생이 탈핵 운동에 앞장서달라는 당부와 함께 보낸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당대표만 세 차례 지낸 6선 의원으로 국가의전 서열 2위에 오른 정세균(67) 국회의장에게선 권위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온화한 미소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이름 때문에 ‘세균맨’(만화 ‘호빵맨’의 악역 캐릭터로 이름 때문에 애칭이 됐다)으로 불리는 만큼 그의 집무실 책상 위엔 세균맨 인형이 놓여 있었다. 정 의장은 세균맨 옆에 놓인 ‘루피’(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정 의장을 닮았다) 인형을 가리키며 여고생이 원전 반대에 앞장서달라는 당부와 함께 보낸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정 의장이 정치권에 진출한 건 22년 전인 1995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새청년국민회의 총재)으로부터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특별보좌관으로 출발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정계 입문 전까지 17년 동안 쌍용그룹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했다.

지난해 6월 정 의장은 여소야대, 다당체제의 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입법부 수장’으로 선출됐다. 특히 헌정사상 두번째로 대통령 탄핵 의사봉을 잡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국회의장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사건이 넘쳤던 지난 1년을 정 의장은 “박진감이 넘쳤다”고 표현했다.

정 의장은 취임 1주년을 계기로 국회의장실에서 가진 김효선 여성신문사 발행인과의 대담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1년을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낸 의회 1년이었다고 자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임 후 국회 성과로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청소노동자 직접 고용 △누리과정 갈등 해소 등을 꼽았다. 여성이슈 관련 성과에 대해선“20대 국회는 여성들이 약진하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자평하며 “이제는 여성 부의장도 나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유엔여성(UN Women) 글로벌 성평등 연대 캠페인 ‘히포시’(HeForShe) 선언에 동참하며 ‘성평등 국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남은 1년은 예측 가능한 개헌과 생산적 협치, 민생에 집중해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기조를 이어가며 일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김효선 여성신문사 발행인과 대담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김효선 여성신문사 발행인과 대담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대통령 탄핵 등 숨 가쁜 국정의 중심에서 격변의 1년을 보내셨는데 소회는.

“박진감이 넘쳤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의회 권력이 교체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상당히 온건하게 했는데, 과격하다고 받아들이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1년을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낸 의회 1년이었다고 자부한다. 기존 업무뿐만 아니라 정부·여당과의 마라톤 협상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문제를 해결했고, 대통령 탄핵도 국회가 질서정연하게 잘 해냈다. 저는 청소 근로자 정규직화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추진해 국민들한테도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어떤 국회보다도 의장의 존재감을 드러낸 한 해가 아니었나 자평한다.”

-앞으로 남은 1년은 무엇에 집중할 생각인가.

“후반 1년 동안 좀 더 내실 있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개헌(헌법개정)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국민들께서는 현재 국회에 구도에 우려 반, 기대 반이다. 어떻게든 협치를 이뤄내서 국민들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 세 번째로 피폐해진 민생을 챙기는 성과를 내야 한다. 개헌과 협치, 민생이라는 세 과제를 잘 다루는 1년을 보내겠다.”

-드라마틱한 1년을 보내셨다. 여성 이슈와 관련한 성과를 꼽자면.

“20대 국회는 중요한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국민들께서 여성에게 기회를 주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초대 국회에는 여성의원이 임영신 의원 한 명이었다. 20대 국회는 51명의 여성의원을 배출했고,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많은 여성 의원들이 나왔다. 엄청난 변화다. 20대 국회는 여성들이 약진하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머지않아 남성 후보자들이 심하게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여성 부의장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4선, 5선 여성의원도 나왔으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정 의장은 유엔여성(UN Women) 글로벌 성평등 연대 캠페인 ‘히포시’(HeForShe) 선언에 동참하며 ‘성평등 국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 의장은 유엔여성(UN Women) 글로벌 성평등 연대 캠페인 ‘히포시’(HeForShe) 선언에 동참하며 ‘성평등 국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여성신문과 범여성계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임기 말까지 ‘남녀동수 내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국회도 이 흐름에 따라 ‘성평등 국회’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가령,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위원회(개헌특위) 같은 중요 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성 위원을 30% 이상으로 채우는 식의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이미 국회 내 위원회를 구성 가이드라인에 여성을 꼭 참여시키고, 비율 30% 지향하도록 하고 있다. 제가 개헌특위 자문위원단 공동위원장에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모든 경우에 여성들이 필수적으로 참여하고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여성들이 조금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 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정치를 지망하는 여성 자원 자체가 작다. 기초의원부터 광역의원, 특히 자치단체장 여성 비율은 국회보다 낮다. 자치단체장을 거쳐 국회의원으로 오기가 쉽다. 그래서 여성 인재를 키우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사회가, 대한민국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여성들이 정직하고 투명하고 부정이나 비리가 없고 남성정치인보다 생활정치에 능한 장점이 많다고 평가한다.”

-특위를 구성할 때 여성 비율을 30%로 하자고 말씀해주시면 어떤가.

“위원 선발권이 각 당 원내대표에게 있지만 꾸준히 여성은 필히 한 명씩 넣으라고 요구했다. 이번 인터뷰를 기점으로 더욱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

-국회 내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한 노력은.

“올해 초 국회도서관에서 국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성 1급 공무원을 배출했다. 3급인 국회 감사담당관에도 처음 여성을 임명했고 인사과장도 여성이다. 국제적인 평가로는 한국여성들의 지위가 낮지만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성평등)이 잘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여성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제2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주요 25개국의 의장이 13명, 부의장 10명이 참석하는 등 규모가 상당하다.

“유라시아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대륙이다. 전체 세계 영토의 절반을 차지하고 여기에 전체 인구의 70%가 산다. 4대문명 발상지도 모두 이곳에 있을 정도로 지구촌의 중심이다. 이번 회의는 유라시아 대륙 여러 나라들이 공동번영하기 위해 의회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와 공동으로 유라시아 여러 나라의 번영을 위해 협력 체계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미국 일변도의 외교나 국제협력을 하기엔 우리는 성장했다. 미국과의 외교는 정부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빈자리를 의회가 메워줘야 한다.”

 

정세균 국회이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세균 국회이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북핵 문제와 4차 산업혁명, 일자리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

“매듭을 풀려면 청년 대책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부터 시작해 보육, 공교육 정상화로 나아가야 한다. 첫 시작은 청년 일자리부터다. 청년 일자리는 단순히 배려 차원의 문제가 국가가 망하냐, 흥하냐는 것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다. 단순한 청년대책이 아니라 국가시책으로 청년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아이들도 낳도록 해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선진국 문턱에서 자초할 수 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역사나 영토문제는 영원히 양보할 수 없는 과제여서 무슨 수를 쓴다고 해서 역사를 왜곡시키거나 잊어버릴 수 없다. 해결될 때까지 더 끈질기게 싸우고 따져야 한다. 역사나 영토문제와 별개로 경제·관광·한류 등 협력해야 할 분야는 이것대로 해나가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까지 다 포기하고 성급하게 ‘올인’했는데 여기서도 깨진 것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 500만명이 일본에 갔는데, 일본인은 230만명이 왔다. 반도 오지 않은 거다. 한마디로 외교적인 참사다. 외교에서 명분과 실리를 잘 쌓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투트랙) 그 코스대로 해야 한다.”

-네티즌 사이에 ‘균블리’로 불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용을 잘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SNS를 활용하는 정치인이 늘면서 사건 사고도 늘고 있는데.

“지금 정치의 제1 과제는 소통 아니겠나. 소통 방식의 주류로 떠오른 SNS를 외면하고 어떻게 소통할 수 있겠나. SNS를 잘 활용하면 지혜로운 일이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면 낙후되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도전을 받거나 아주 억울할 때도 많이 있다. 그래도 그런 것에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 칭찬한다고 해서 착각해서도 안 되고,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다고 열 받을 것도 없다. 다만 정치인들이 SNS를 자신을 홍보하려는 수다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들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투 웨이 커뮤니케이션투웨이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쌍방향 소통), 그게 소통의 비결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950년 전북 진안 출생 △전주 신흥고 △고려대 법학과 △경희대 경영학 박사 △고려대 총학생회장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특별보좌역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의장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당의장·원내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통합민주당 상임고문 △민주당 대표 △15·16·17·18·19·20대 국회의원(6선)

대담 =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정리 =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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