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 미래부 지원 ‘서울어코드 활성화 지원사업’ 일환

안동대 2011년부터 6년간 30억여원의 국비 지원받아

“자료 업데이트 안 되고 구시대적인 사상 깔려 있어”'

 

 

최근 안동대학교 하계방학 인턴십 사전교육안에 “여자들은 대개 일자리 얻기가 두려우니까 아무 자리나 OK다” “여성들에게는 대개 보조적인 일이 주어진다” 등의 성차별적 내용이 실려 논란이다. 학생들의 항의에 학교 측이 교육안을 회수하고 사과했으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6월 초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인턴십 전 제출 서류와 주의사항을 안내하며 이 교육안을 배포했다. 인턴십은 교내에서 진행하는 ‘서울어코드 활성화사업’의 일환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에 신청하면  학생들은 방학 동안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다.

교육안에는 ‘업무에 임하는 자세’라는 제목으로 “여성들에게는 대개 보조적인 일이 주어지고 여성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래서 회사 전체의 돌아가는 상황에 관심 없고 소외되며 주인이 아닌 나그네로 인정받기 쉽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기업이 여성 채용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선 일부 여성의 태도를 원인으로 기술했다. 교육안에는 “용돈이나 벌려고 심심해서 일하고, 결혼하면 그만두겠다, 언제든지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두겠다, 그 말에 대한 열정과 갈망 없이 시간 때우기로 일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물려줘야 한다. 이런 여성 때문에 여성 직장인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져 여성들을 채용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적어 놓았다. 

고위직 여성이 많지 않은 현상에 대해서는 여성의 실력과 의지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내용을 보면 “여성도 평생직장이라는 각오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나 상위직책의 여성 수는 많지 않다. 나이에 걸맞은 직책을 맡아야 한다. 승진기회가 주어진다면 의지 부족, 실력 부족으로 낙오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만큼 평소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적혀있다.

 

이 밖에도 “여자들은 영업부서나 관리 부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대개 일자리 얻기가 두려우니까 아무 자리나 OK이고, 중요 부서의 중요 업무에 자신 없어 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려면 핵심부서, 직접 이익을 창출해내는 부서에서 자신을 갖고 일을 잘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안동대에 재학 중인 이모(가명)씨는 “책자를 보다가 앞쪽 내용을 쭉 훑어보게 되었는데 시대착오적인 여성혐오 내용이 대놓고 나와 있어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며 “책자를 토대로 직접적인 내용을 교육받은 건 아니지만 자료가 리뉴얼되지 않으면서 구시대적인 사상이 계속 깔려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 2017년도가 맞는지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남성 중심 사회가 같은 여성들을 얼마나 옥죄었으면 이렇게 프레임에 가두고 일반화하는지 모르겠다”며 “여성혐오의 원인은 이처럼 남성성에 의한 남성 중심 사회이나, 그 주체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피할 수 없기에 같이 의식해서 고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동대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자료를 전량 회수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할 예정”이라며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자료를 작성한 조교에게 학교 차원에서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동대는 ‘서울어코드 활성화 지원사업’에 7년 연속 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하는 서울어코드 활성화 지원사업은 대규모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안동대는 이와 관련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7년 12월 6년간 약 3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