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명옥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추진위원장, 이배용 (사)역사․여성․미래 위원장, 정현백 상임대표, 이길여 가천대 총장,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박인숙 의원실
(왼쪽부터) 안명옥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추진위원장, 이배용 (사)역사․여성․미래 위원장, 정현백 상임대표, 이길여 가천대 총장,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박인숙 의원실

우리나라 여성 의사의 표상인 이길여(85) 가천대학교 총장이 향후 건립될 여성사박물관에 자신이 사용하던 청진기 등 유물 3점을 기증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경외감을 나타냈던 그 청진기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과 한국여자의사회·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주관한 ‘제7차 여성사박물관 포럼’에 참석한 이 총장은 “의사에게 청진기는 당연한 것이지만, 깊은 뜻이 있어서 청진기를 내놓게 됐다”면서 기증식에 앞서 이어령 전 장관이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총장은 “중국의 ‘삼자경’이라는 역사서에 나오는 주인공인 어린 아이는 아버지가 취침 전에 이불을 따뜻하게 하려고 먼저 자기 몸으로 데웠다. 또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주군이 신발을 신을 때 차갑지 않도록 자기 가슴 속에 넣어 온기로 데웠다”고 전했다.

이어 “이어령 선생은 또 한국의 여의사는 환자들이 가슴에 청진기를 데면 차가워서 깜짝깜짝 놀라는걸 보고 가슴에 품고 데웠는데 왜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냐고 했다. 그래서 후배 의사에 귀감이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많은 세월을 살았으니 현장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 모두가 후배이고 제자들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당당하게 저와 같은 모든 의사뿐만 아니라 윗사람은 이 이야기를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가지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야기를 끝낸 이 총장은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안명옥·정현백 공동위원장에게 청진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훈장을 함께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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