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뉴시스·여성신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뉴시스·여성신문

첫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된 강경화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빅딜설이 급부상하자 이에 분노한 여성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새로운 빅딜 제시에 나섰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우택, 이낙연 인준-강경화‧김상조 낙마 ‘빅딜’ 요구” 제하의 기사를 링크하곤 “정우택씨, 저는 당신과 탁현민씨를 ‘빅딜’ 대상으로 봅니다만. 아님 적어도 홍-탁!”이라고 썼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빅딜 요구를 강력히 비판한 것이다. 앞서 정 대표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의 국회 표결에 대해 ‘조건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는 사실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사퇴 여부에 따라 표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빅딜’ 요구로 풀이됐으며, 결국 한국당 불참 속에 이 총리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는 마무리됐다.

여성학자 권김현영의 새로운 빅딜 제안도 큰 반향을 얻었다. 권김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뭔 낯짝으로 빅딜 운운하는지 모르겠다”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런 빅딜 어때요.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출당시키고 청와대는 탁현민 내보내고….”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 죄질(?)과 그로 인한 해악은 둘이 비슷한데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빅딜의 정석” “착한 빅딜” “좋은 딜” 등의 반응을 남겼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은 2007년 여성을 비하한 『남자 마음 설명서』라는 책을 내놓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을 빚었다. 탁 행정관은 이 책에서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 “뒤태가 아름다운 여자”가 ‘끌리는 여자’라고 썼는가 하면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본다, 이 여자’로,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를 ‘하고 싶다, 이 여자’로 분류해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자서전에 돼지발정제 강간 모의 과정을 담은 것이 뒤늦게 알려져 “대통령 후보로 함량 미달”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퇴 요구를 받았다. 

권김씨는 한인섭 서울대 교수의 ‘빅딜 음모, 숨은 정치학’ 제하의 글을 링크한 후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공격에 기득권자들이 가담한 것만은 확실하다”며 “이것저것 좀 더 알아보고 난 다음 돌을 던지셔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기존의 기득권과 ‘적폐’를 없앨 수 있는가. 그러면서도 유능하게 일할 수 있는가인데 그 점에서는 거론되는 어떤 다른 후보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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