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여군 특집’ ⓒMBC TV 캡처
‘진짜 사나이-여군 특집’ ⓒMBC TV 캡처

여군의 존재는 남성 중심적인 군 제도의 장벽을 깨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이는 군대의 가부장적 남성 중심성을 깨뜨리지 않는 수준까지만 용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의 연출진 또한 여성이 군인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성별 질서의 교란을 지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다. 여성 출연자와 여군 부사관 후보생들이 훈련 과정에서 성취를 보일 때마다 ‘어머니’나 ‘아내’, ‘딸’로서 상찬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말에 일일이 꽃무늬 자막을 달거나 남자 친구의 편지를 읽으며 수줍게 얼굴을 붉히도록 하는 등의 여성화 전략을 끊임없이 노출하는 것이다. 부사관 계급장을 받는 날 곱게 화장한 얼굴에 스커트 정복을 차려입는 것으로 이들의 여정이 마무리되는 것은, 모래밭을 구르고 유격 훈련을 받던 모습을 지우고 안전한 마침표를 찍는 일인 셈이다.

-『그럼에도 페미니즘』/ 윤보라 외 11명/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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