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이자 범죄” vs “우리의 전통일 뿐”

키르기스탄에서 신부납치가 확산되고 있다. AFP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탄에서 남성이 결혼적령기의프랑스 시(市)선거에 ‘남녀 동수 공천제’ 첫 적용 관심집중 여성을 유괴하는 풍습이 다시 나타남에 따라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정치불안정, 급상승하는 가난 등으로 추정된다.

이제 아내를 가져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한 키르기스탄 남성은 다른 마을로 차를 몬다. 적당한 여성을 발견한 그는 그대로 잡아채 집에 데리고 온다.

라크하트 토코예바는 11년 전에 멀리서 본 적이 있을 뿐인 남자에게 이 같은 방법으로 납치당했다. 그는 ‘더럽혀졌다’는 불명예와 반항하더라도 다시 결혼하기 힘들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같이 살게 됐다. 이제는 남편의 폭력과 술주정에 지쳐 있다.

메어람크한 역시 전혀 모르는 남자의 친척들에게 몇 시간 동안 감금당해 결혼을 강요받았다. 그는 “나는 절대 결혼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은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떠나는 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간을 당하기도 하지만 경찰까지 가는 여성은 극히 적으며 기소당하는 남자는 더더욱 드물다.

여성과 아이를 위한 위기센터의 대표인 리스쿠로브는 “그들이 여성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는 것은 명백한 범죄이자 인권침해”라고 주장한다.

반면 메어람크한의 남편은 “이것은 범죄가 아니라 전통”이라고 여긴다. 이 관습의 옹호자들은 키르기스탄의 옛 속담인 ‘미래의 남편 집에서 우는 여성은 행복한 인생을 가지게 된다’를 인용한다.

키르기스탄의 전통은 거친 스텝지역을 떠돌던 유목부족 사이에서 형성된 것이다. 구소련 통치하에서 이 관습은 의미를 잃어갔으나 연방이 붕괴되면서 민족성과 남성다움의 상징으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키르기스탄의 몇몇 지방은 실업률이 80%에 육박했으며 60%가 최빈곤층으로 살고 있다. 도시로 흘러든 지방민들이 실업상태로 알코올과 약에 찌들게 됨에 따라 여성을 향한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여성을 향한 폭력은 정치적 불안정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정치·경제적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리 송안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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