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반대’ 가두 시위 모습. ⓒ이세아 기자
‘여성혐오 반대’ 가두 시위 모습. ⓒ이세아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정 성에 대한 혐오·비난과 폭력·성적대상화 표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모니터링은 4월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16곳에 대해 게시글 100개,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10개씩을 상대로 진행했다.

혐오·비난 유형은 ‘김치녀’ ‘맘충’ ‘한남충’ 등 특정 성을 경멸적인 속성으로 환원해 유형화한 단어 사용이 주를 이뤘다. 또 특정 커뮤니티 유저를 비하하는 용어(메갈련/메퇘지, 웜퇘지 등)를 사용해 상대방의 의견을 비난하거나 매도하는 것과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원색적 표현 등이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모 커뮤니티에서 “김치녀는 삼·일·한이 답. 아줌마 김치녀는 정말 상짐승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 게시됐다. 여자는 3일에 한 번 때려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삼일한)를 사용하며 이유 없이 여성에 대한 혐오를 보였다고 양평원은 지적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모든건 다 한남 때문이다”라는 제목과 함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단어를 사용해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

폭력·성적대상화의 표현은 특정 성의 속성을 들어 폄하하거나 성적 매력의 결격 사유를 지적하고 성적대상화해 불쾌감을 유발하는 표현들이 사용됐다. 또 신체 부위를 강조해 성적 이미지가 연상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특정 성을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한 욕설과 폭력적인 표현이 많았다.

한 커뮤니티의 게시글에서 “남자분들 한표 던지고 가세용~~ 몸매 vs 얼굴 vs 나이 어림”이라는 제목으로 투표 형식의 글을 올리며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을 대상화하고 유형화했다. 모 커뮤니티에서는 여성의 가슴을 강조한 선정적인 사진과 함께 ‘속옷샷’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해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읽히도록 유도했다.

댓글의 경우 폭력·성적대상화 유형이 혐오·비난 유형에 비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확연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폭력적 발언 수위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양평원은 전했다.

양평원은 4월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 사례 중 심각한 내용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민무숙 양평원장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속 혐오와 성차별적 표현의 파장력이 아주 크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정과 함께 지속적인 감시와 제재를 통해 온라인 내 혐오문화와 성차별 관행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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