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분법적 고정관념에 근거한 ‘양성평등’

다양한 성적지향 가진 성소수자 포괄 못해

 

한양대 학생들이 교내 기관인 양성평등센터 명칭을 ‘성평등센터’로 바꿔달라고 촉구했다. ⓒflickr
한양대 학생들이 교내 기관인 양성평등센터 명칭을 ‘성평등센터’로 바꿔달라고 촉구했다. ⓒflickr

한양대 학생들이 교내 기관인 양성평등센터 명칭을 ‘성평등센터’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한양대 반성폭력·반성차별 모임 ‘월담’을 비롯해 한양대학교 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 한양여대·한양대 페미니즘 소모임 ‘낮달’ 등 8개 학내 단체는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신본관 앞에서 센터명 변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생들은 “양성평등센터는 지금까지 학내 성폭력·성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교내 유일한 관련 행정기관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양성평등센터라는 명칭은 성이분법적 고정관념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양성평등이 아니라 성평등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내에는 다양한 성적지향을 가진 성소수자들이 존재하고, 한양대가 나아가야 할 길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이분법적 구분에 국한된 평등이 아닌, 다양한 성적지향을 인정해 성폭력·성차별 없는 캠퍼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양성평등센터는 성평등센터로 이름을 바꾸라는 학내 단위들의 요구에 ‘전체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양성평등센터의 이러한 입장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양성평등센터의 이러한 입장은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한양대 학생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성이분법적 구조로 인해 고통받는 한양대 구성원을 외면하는 것이며 이들의 존재를 학내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16일 양성평등센터를 방문해 센터 명칭 변경을 제안하는 내용의 질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학교 측은 질의서의 취지와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명칭 변경에 있어 전체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논의 중”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한양대 반성폭력·반성차별 모임 ‘월담’을 비롯한 8개 학내 단체가 참여한 공동 기자회견문. ⓒ한양대 반성폭력·반성차별 모임 ‘월담’ 페이스북
한양대 반성폭력·반성차별 모임 ‘월담’을 비롯한 8개 학내 단체가 참여한 공동 기자회견문. ⓒ한양대 반성폭력·반성차별 모임 ‘월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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