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26~27일 ‘정동야행’ 축제 개최

덕수궁 석조전·미국대사관저·성공회성가수녀원 등 개방

금난새 지휘 오케스트라·배우 황석정 출연 음악극 ‘천변살롱’

 

지난해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중명전에서 진행된 ‘정동야행’ 프레스투어.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중명전에서 진행된 ‘정동야행’ 프레스투어. ⓒ뉴시스·여성신문

봄의 끝자락, 밤바람이 넘실대는 서울 정동에선 근대유적을 둘러볼 수 있는 비밀의 문이 열린다.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오는 26~27일 정동 일대에서 역사문화 테마여행 ‘정동야행’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정동야행은 매년 5월과 10월 마지막 금요일·토요일에 열고 있다. 정동 일대에 흩어진 각종 근대 건물·문화유적을 돌아다니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 다양한 무료공연이 마련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26일엔 오후 6시~10시까지, 27일엔 오후 2시~10시까지 운영한다.

26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공식 개막식을 갖는다. 정동야행은 야화(정동 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공연)를 중심으로 야로(정동 투어), 야사(덕수궁길 체험프로그램), 야설(거리공연), 야경(정동 야간경관), 야식(먹거리) 등 6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지난해 공개된 옛 미국공사관 겸 영빈관의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공개된 옛 미국공사관 겸 영빈관의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평소엔 들어갈 수 없었던 장소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정동야행의 매력이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머물렀던 덕수궁 석조전은 정동야행을 맞아 연장 개방된다. 이틀간 오후 6시·7시에 4회 추가 개방한다.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회당 20명씩 총 80명을 선정해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봄 정동야행 때마다 문을 열었던 미국대사관저는 이번에도 27일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옛 미국공사관이었던 영빈관 건물을 개방한다.

도심 속 고요한 섬과 같은 성공회성가수녀원도 26일 오후 2시부터 2시간동안 아름다운 정원을 공개한다. 1925년 설립된 성가수녀원은 외빈관, 피정집, 주교관 등 여러 채의 한옥이 정원을 감싼 형태다.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관람 대상자 80명을 뽑는다.

캐나다대사관에서는 건국 150주년을 맞아 캐나다의 오로라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대사관 1층에 돔영상관과 360도 VR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26일 오후 6시, 27일 오후 5시부터 매시 정각과 30분에 선착순 50명을 한정해 진행한다.

 

지난해 덕수궁에서 진행된 ‘정동야행’ 축제.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덕수궁에서 진행된 ‘정동야행’ 축제. ⓒ뉴시스·여성신문

덕수궁 중화전 앞에선 이틀간 고궁음악회가 열린다.

26일 오후 7시 10분에는 유명 지휘자 금난새가 지휘하는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연다. 27일 오후 7시에는 배우 황석정과 하림 밴드가 출연하는 음악극 ‘천변살롱’이 펼쳐진다. 1930년대 경성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내용이 전개되는 천변살롱은 당시 대중음악 장르였던 만요를 들려준다.

국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시간도 가져보자.

27일 오후 3시와 4시 30분에 시립미술관 앞마당에서는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주제로 국악·비보이·마임 퍼포먼스 협연이 열린다. 26일 오후 8시 30분 덕수궁 중명전에서는 뉴에이지 국악밴드와 피아노·퍼커션 세션의 합동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의 영국제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는 축제기간 중 저녁시간에 두 차례씩 총 4번 진행된다.

축제기간 동안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프로그램 ‘다 같이 돌자 정동 한 바퀴’는 총 16회로 확대 운영된다. 26일엔 오후 6시~7시 30분까지, 27일엔 오후 2시~7시 30분까지 매시간 정각과 30분에 탐방을 시작한다. 정동극장에서 출발해 덕수궁 중명전, 구 러시아공사관, 이화박물관, 정동제일교회,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시립미술관을 둘러보는 코스다. 매시 정각, 20분, 40분 단위로 중구민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축제를 맞아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풍성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김소월, 나도향 등 배재학당 출신 문인들의 작품 구절을 한지에 써보고 방문객들이 지은 정동야행 4행시 중 우수작을 뽑는 신춘문예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한제국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서양식 결혼에서 결혼증명서에 찍었던 서약의 도장도 만들어볼 수 있다.

근대 문화 대중화에 이바지한 경성방송국 부스가 재현되고,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을 3D로 구현한 포토존이 설치된다.

정동야행 개방시설을 방문하면서 7개 이상 스탬프를 찍어오거나 ‘중구 스토리 여행’ 앱 오디오 해설을 듣고 7개 이상 발도장을 찍어오면 캘리그라피 기념 증서를 준다. 참여자들에 한해 인근 음식점과 숙소 할인도 받을 수 있다. 구는 “음식값은 20%, 숙박비는 최고 50%까지 할인해주도록 정동 인근 음식점, 관내 호텔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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