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 전국 최초로 부산에 개소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

전국 최초로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가 부산에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9일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성폭력상담소(소장 최경숙)는 부산 금정구 장전동 여성장애인연대 사무실 한켠에 둥지를 틀었다

최경숙 소장은 “여성장애인은 사회에서 가장 소외 받는 계층으로 성폭력 노출 수위가 높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사회적 편견의 높은 벽 때문에 성폭력을 미리 막을 특단의 지원체계는 전무한 실정이지요”라며 “장애유형에 따라 특수성을 감안안 성폭력상담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소장은 특히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 개소는 여성장애인 당사자들이 문제해결의 주체로 적극 나서게 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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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는 현재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을 받은 상담원 4명과 자원 봉사자들이 본격적인 상담활동에 들어갔다. 부산에서의 상담소 개소를 시작으로 대구, 전주에서 잇따라 상담소를 열고 올해 안에 다른 4곳도 개소할 예정이다.

여성장애인계는 지난해부터 여성장애인 성폭력의 심각한 상태를 알리기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부산에서의 상담소 개소는 7개 지역에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의 단체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 여성장애인 인권 원년으로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성폭력 피해 여성장애인 지원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에 유린당하는 여성인권보호를 위해 상담에만 그치지 않고 상담을 통한 심리적 치유의 기초단계를 거쳐 법률적·의료적 지원체계까지 고루 갖춰 피해 여성장애인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낼 계획이다. 또 곧이어 개소할 타 지역 상담소와 네트워크를 형성, 전국적인 지원 체계망을 갖추고 여성장애인 성폭력에 관한 법률 개정, 장애인 성폭력 근절, 여성장애인 인권확보로 활동반경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실제 성폭력 피해자중 60∼70%가 정신지체 혹은 정신장애로 성폭력 인지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은폐되고 장기화되는 실정이다. 목사에 의해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온 부산의 정신지체여성장애인 윤모 양이나 몇 년간 마을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해 낙태까지 한 김해의 김모 양 사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성장애인들은 성폭력과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방패막 하나 없이 방치되어 왔다.

특히 윤모 양의 경우 법률 적용에서 정신지체라는 여성장애인의 특수성이 감안되지 못한 채 장애인 가중처벌법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부족은 여성장애인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가 우리 사회 외곽에서 이중으로 소외를 당하던 여성장애인들의 성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활발히 공론화 시키는 역할을 해내길 기대한다.

상담시간: 9∼20시

상담전화 (051)583-7736

<부산지사 신혜숙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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