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로 영어 익히고

돈도 벌겠다는 여성들에게

극도로 반발하는 이유가 뭘까

 

“믿고 거르는 호주워홀.”

“성매매하러 호주 가는 한국여자들 많아요. 뉴스에 보도도 됐고.”

“호주 워홀 다녀오면 결혼등급 떨어지는 게 팩트.”

“그것도 다 편견임. 근데 저는 직접 본 게 많아서 꺼려짐.”

“저도 처음에 편견이라 생각했지만 직접 보면 알게 됨.”

“아닌 사람들도 많지만 문란하게 다녀온 사람들도 많아요.”

“거의 돌싱이라고 보면 됨.”

 

‘호주 워홀’을 넣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댓글들이다. 워홀은 ‘워킹 홀리데이’를 일컫는 말로, 만 18∼30세의 청년들이 다른 나라에 머물면서 어학연수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현재 20개 국가와 워홀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언론에 따르면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나라는 호주로, 전체의 절반(47%) 가량이 이 나라에 집중된다.

농장이나 육가공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서빙에 종사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보다 임금이 더 높아서 돈을 모으는 데는 유리하다. 한남들이 여성들을 ‘김치녀’라고 욕하는 건 자기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서 남자를 등쳐먹기 때문이라는데, 워홀을 통해 영어도 익히고 돈도 벌겠다는 여성들에 대해 극도로 반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추측컨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일 것 같다.

첫째,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해서다. 원래 남성들은 여성과 사랑을 나누는 행위를 ‘정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한남이 외국여성과 성관계를 맺으면 뿌듯해하고, 한국여성이 외국남성과 관계하면 수치심을 느낀다. 아쉽게도 한남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아 전자가 이뤄지는 일은 극히 드문 반면 한국여성과 호주남성이 사귀는 일은 그보다 자주 일어난다. 한국여성이 한남의 소유물이라는 논리대로라면 여자를 못 지킨 자신들을 원망하는 게 맞지만, 한남들은 그러는 대신 외국남성과 사귀는 여성들을 욕하면서 남성적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둘째, 자신들의 경험을 투사하기 때문이다. 잊을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해외성매매 뉴스에서 보듯, 외국에 간 한남들의 삶은 극히 문란하다. 어떻게든 외국 여자랑 자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 할 수 없이 성매매에 이르는 것인데, 자신들이 이렇게 하다보니 한남들은 한국여성들도 해외에 가면 문란할 것이라 지레짐작한다. 그냥 짐작만 하고 말면 뭐라고 안 할텐데, 한남들은 신기하게도 워홀에 다녀온 모든 여성들을 문란하다고 비난하는 전략을 취한다.

셋째, 크기에 대한 열등감이다. 한남들은 성기크기를 비교하면서 열등감 혹은 우월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목욕탕이나 화장실에서 남의 성기를 훔쳐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워홀이 기대한 것만큼 좋지 않을 수는 있다. 힘든 노동으로 인해 골병이 들 수 있다든지, 실제로 돈을 많이 버는 일은 드물다든지 하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런 식으로 비판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위의 댓글에서 보듯 남성들의 비판은 죄다 성적인 것에 집중되니 문제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