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참가자들 그룹토크서 일상 속 성차별 경험 공유
“여성에게도 예의 차리는 세상되길” 한목소리
“페미니즘은 젖꼭지가 당당한 세상을 만들 것이다.” “페미니즘은 여성에게도 예의를 차려주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가운데서 1000명이 넘는 여성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페미니스트가 바라는 세상을 주제로 염원을 담아 2부순서인 ‘나의 페미니즘 정치 그룹토크’는 참가자 5~6명이 모여 평소 여성으로서 느꼈던 사회 내 크고 작은 불편함과 차별의 경험들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룹토크 진행을 맡은 최경숙 한국여성의전화 회원은 “‘여자가 왜 그래’ 등 잘못된 사회적 통념이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학교에 갈 때가 있다. 검은 재킷을 입고 가면 학생들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묻는다. 여성으로서 불편한 점들이 정말 많았다. 이런 환경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적었다”고 말했다.
미띵(익명)은 약자와 소수자가 차별 당하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 등의 차별적인 교육을 받았다. 여동생도 앞으로 그런 말을 들을 것이다”며 “나는 양성애자다. 양성애자인데 이성만을 선택해서 사랑하도록 억압 받는다. 이런 모든 것들에 저항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박연재 학생은 여성으로서 느꼈던 차별의 경험을 털어놨다. 박연재 학생은 “혼자 택시에 타면 기사 분들에게 반말을 듣는 경우가 정말 많다. 기분 나빠도 꾹 참았다. 그런데 남자친구랑 타면 반말을 듣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라며 “여성이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나에게도 예의를 차려주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진서 학생은 “페미니즘은 젖꼭지가 당당한 세상을 만들 것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남겼다. 김진서 학생은 “반 년째 ‘노브라’로 살고 있다. 흔히 브라를 입으면 가슴 모양이 예뻐진다고 한다. 내가 누구를 위해 가슴이 예뻐져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젖꼭지가 보이든 안 보이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여성민우회를 비롯, 동국대 총여학생회 불꽃페미액션, 찍는페미, 페미당당, 전국디바협회 등 다양한 여성단체와 그룹들이 연대해 결성한 ‘#VoteforFeminism기획단’이 진행했다. 온라인 페미니스트 그룹과 대학 내 페미니즘 단위, 성소수자단체, 여성단체가 연대해 한 광장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